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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백령 바다야, 네 진한 속살을 보여주렴

2001-05-17 2000년 8월호

경운기가 다니고 자전거를 타는 모래 길
섬을 바라보며 배는 마치 모래사장을 향해 곧장 달려들 듯한 기세로 전진한다. 어림잡기에 길이가 3km는 족히 될 것 같은 백사장. 그러나 배는 살짝 방향을 틀어 해변 오른쪽 끄트머리에 붙어있는 선착장에 머리를 갖다 댄다. 바다와 어깨 걸고 있는 백령도의 첫 마을 용기포이다.

그러고 보니 선착장 옆 백사장이 예사롭지 않다. 한눈에 봐도 희고 고운 모래임이 분명한데, 그 위로 자동차도 다니고 경운기도 다니고, 오토바이도 달린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것들이 지나간 흔적은 아주 미미하다.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이탈리아의 나폴리와 단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비행장,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391호)이다.

백령도 사람들은 멀쩡한 길을 놔두고 굳이 이 길을 달린다. 지름길이기도 하려니와 파도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그 맛이 기막힌 탓이다. 모래사장의 넓이가 어찌나 넓은지 물이 빠지면 이곳에서 백령면 전체 마을 체육대회도 연다.

모래사장 위에서 축구공도 차고 줄다리기도 하고 동네 꼬마 녀석들은 오제미도 던진다. 파도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한 여름이면 모래사장에 오색빛깔 파라솔이 꽂히고 비치볼을 갖고 노는 젊은이들의 함성으로 가득 찬다. 모래사장 위로는 텐트를 치기에 적당한 장소도 충분하고 민박집들도 가까워 백령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어, 이 돌로 콩장을 만들어도 좋겠네
백이면 백, 백령도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바다와 마주 앉아 쉴 수 있는 이 섬의 비경을 꼽으라면 사곶해수욕장과 더불어 콩돌해안(천연기념물 392호)을 주저 없이 추천한다.

반달처럼 생긴 해안이 1km는 족히 될 것 같은데, 모래사장 대신 콩장을 만들면 딱 좋을 것 같은 크기와 모양의 자갈에서부터 제법 큼직한 것까지 크고 작은 돌멩이가 가득 차 있다. 이 돌은 그냥 돌이 아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귀한 몸'이시다.

맨발로 그 위를 걸어보았다. 금새라도 톡톡 소리를 내며 튀어 오를 듯 한낮의 태양에 후끈 달아오른 돌멩이는 양쪽 발바닥에 골고루 열을 전달해준다. '앗 뜨거'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엄지와 검지에 잔뜩 힘을 주고 엉거주춤한 포즈로 내리 열 발자국을 걷기가 힘들 정도다. 실제로 지압과 찜질효과가 뛰어난 천연 '찜질방'이다. 다만 물놀이가 금지되어 있어 아쉽다.

여기는 지금 해상 설치미술 전시 중
'감탄사를 남발하지 말 것', 백령도 여행자가 지켜야 할 수칙중의 하나이다. 웬만하면 좀 아껴두었다가 두무진에 가서 한꺼번에 터뜨리자. 두무진은 보일 듯 말 듯 안달을 내지 않고 한꺼번에 절경을 보여주는데, 보자마자 그저 '와∼아' '어머∼' 같은 짧은 단어가 주책 맞게 튀어나온다.

건물로 치자면 한 5∼6층 높이쯤 될까, 그렇게 높은 바위가 하늘을 향해 찌를 듯이 솟아 있는데 바위의 모양이 참 가관이다. 마치 해상 설치미술전을 관람하는 기분이다. 어떤 바위는 씩씩한 장군이 칼을 들고 서있는 것 같기도 하고 선녀가 비녀를 꽂고 먼바다를 응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해식 동굴을 끼고 있거나 안방처럼 넓고 평평한 바위를 끼고 있는 바위도 있다. 오죽하면 마치 용맹한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두무진이라 했을 라고. 그러고 보니 이곳의 파도소리는 흡사 바위들이 무슨 작당을 하느라 웅성대는 것 같기도 하다.

두무진의 품안에서 느끼는 맛도 좋지만 배를 타고 바다에서 그곳을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유람선을 타면 두무진까지 와서 바위群을 구경한 뒤 선대암,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촛대바위, 사자바위까지 두루두루 돌아본다. 두무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물범바위가 있다. 운이 좋으면 너럭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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