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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저는 죽어도 좋으니 임금님은 바가지를 따르십시오'

2001-05-21 1998년 6월호
손돌목돈대 너머로 보이는 바다의 소용돌이는 예로부터 거칠기로 이름났다. 고려 희종때, 몽고의 침입이 극에 달하자 이를 피해 임금은 '손돌'이라는 사공이 모는 배를 타고 강화도로 향했다.

임금을 모셨으니 큰 책임감에 손돌은 더 조심스럽게, 또 열심히 노를 저었다. 손돌은 워낙 이곳 물길을 잘 아는 뱃사공인지라 여기저기 박혀있는 암초를 피하기 위해 약간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강화해협의 물길이 사납고 바람도 세게 불어 파도가 높이 쳤다. 배가 요동을 치자 몽고의 침입에 늘 불안하던 임금은 급기야 사공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혹시 이놈이 지름길을 버리고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은 더 깊어졌다.

'이놈은 몽고의 밀자야. 나를 죽이려고 일부러 돌아가고 있는 게 분명해.'

결국 의심을 떨치지 못한 임금은 신하에게 사공의 목을 베어 버리라고 명했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게 된 손돌. 그러나 임금을 향한 손돌의 걱정은 죽음을 앞두고도 변함이 없었다.

'저는 죽어도 좋으나 부디 임금님께서 안전하게 건너실 수 있게 이 바가지를 바다에 던지십시오. 이것이 안내하는 쪽으로 노를 저으면 무사히 바다를 건널 수 있을 겁니다.'

손돌을 죽인 임금은 혹시나 하면서도 그의 말대로 바가지를 따라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전하게 강화섬에 닿을 수 있었다. 그제서야 사공의 속마음을 알았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임금은 손돌의 주검을 거둬 장사를 정성껏 지내주었다. 김포쪽 바닷가 기슭에 손돌이의 무덤이 있다고 전한다. 세월이 흘러 뒷날, 그가 죽은 날인 음력 10월 20일 경만 되면 이 해협은 엄청난 바람과 파도가 인다고 한다. 손돌의 원혼이 원통함을 못잊어 그렇게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여긴다. 그 무렵 부는 거친바람을 손돌바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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