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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원시인도 이 바다에서 갯것하며 놀았을까

2001-06-07 2001년 6월호

영종도 삼목선착장은 마을축제 전야제처럼 가볍게 들떠 있다. 새로운 페리호의 출항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선착장에 떡 하니 내 걸리고 도시 사람들을 싣고 온 관광버스도 주차장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연 뒤, 섬은 손님맞이에 눈코 뜰 새 없는 듯 했다. 횟집은 고기가 모자라 못 판다고 아우성이고 휴가철도 아닌데 요 며칠 전엔 하루에만 2천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섬을 찾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삼목선착장에서 차에 배를 싣고 10분 남짓 가면 닿게 되는 신도선착장에도 그런 표정은 역력했다. 뱃터 주변 전망 좋은 언덕엔 운치 있는 통나무집이 뼈대를 만들고 있고 기초공사에 바쁜 건설 현장도 보였다. 꾸역꾸역 사람들이 섬으로 모여들고 있다. 뭔가 꽤 괜찮은 매력이 이 섬에 있는 모양이다. 

 

포도향에 취해 세월 낚는 섬…신·시·모도

고인돌 아래서 놀았다는 동네청년이 많은 걸 보면 이들 섬의 역사는 녹녹치 않겠다. 섬 곳곳에 있는 패총에서 신석기시대의 유물이 출토되기도 했다는데 원시인도 이 바다를 놀이터 삼아 갯것하며 놀았을까.
신도와 시도, 모도 다들 제각각 섬 도(島)자를 꼬리에 달고 있지만 실은 한 섬이나 같다. 옛날엔 물이 차면 나룻배를 타고, 빠지면 갯벌 위로 건너던 세 섬은 연육교와 잠수교로 연결되어 허물없이 왕래하고 있다.

 

●●  구봉산 등산 배를 타고 오며 바라보았던 잘생긴 산이 바로 구봉산이다. 세 섬의 첫인상과 한꺼번에 만날 장소로는 구봉산이 제격이다. 선착장 주변 곳곳에서 산으로 오를 수 있게 여덟 갈래의 길을 내놓았을 만큼 산은 누구에게나 쉽게 품을 열어놓고 있다. 정상까지 가는 길을 잘 닦아놓아 차로 가도 좋고 산악자전거인 MTB를 타면 더 큰 스릴을 맛볼 수 있지만 걷는 맛도 손색없다.  
벚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길을 걷는 동안은 진달래, 떡갈나무, 상수리나무처럼 우리가 도시에서 쉬 보기 어려운 여러 가지 나무와 이름 없는 잡초들과 만나는 시간이다. 운 좋으면 고라니도 마주칠 수 있다는 구봉산은 봄에는 벚나무, 가을이면 단풍나무로 철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그 품안에 들라고 손짓한다.
길 오르는 나그네에게 잠시 목축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성지약수는 사철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산에서 졸졸 흘러온 물이 운치 있는 돌우물에 고이고 약수터 주변에 핀 철쭉은 한껏 달아오른 우리네 볼처럼 붉다. 두릅이나 키 같은 나물을 뜯으며 쉬엄쉬엄 가다보면 삼 사십분만에 정상에 발자국을 찍는다.  
해발 176m 구봉산 정상. 팔각정자인 구봉정에 앉으니 서늘한 바람이 어깻죽지를 후벼파고 든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혔던 땀방울도 슬며시 자취를 감추었다. 여기서 인천국제공항은 손바닥 안에 있다. 바다건너, 몇 분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활주로와 아파트 숲을 이루어 가는 공항신도시의 풍광도 한 눈에 보인다. 밤에 보는 경치는 더 할말을 잊게 만든다지. 

 

●● 포도밭 끝 수기해변 시도의 수기해수욕장으로 가려면 논두렁과 밭두렁을 지난다. 천일염이 생산된다는 드넓은 염전도 눈에 들어오고 포도밭도 수두룩하다. 8월말쯤이면 섬이 온통 포도송이로 뒤덮일 만큼 포도는 북도면에 있는 섬들의 명물이다.
포도밭이 끝나는 고개 무렵에 수기해수욕장이 있다. 주변에 민가가 없고 소나무 숲에 싸여 있는 데다 이따금 산새인지 바다새인지 모를 새가 모래사장에 내려와 울어 깊숙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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