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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그래, 연극이란 인생실습이야"

2001-05-15 1999년 4월호

잔 느 : 사람들을 정말로 믿게 하려면 자세한 설명을 해야 되거든요. 그리고 당신이 제 얘기를 들으면서 재미있어 하시는 것 같기에.

이사벨 : (놀라서) 그러니까 항상 이렇게 거짓말만 하며 사나요? 왜 진실을 말하지 않죠?

잔 느 : 왜냐하면 진실은 존재하는 것이지 지어낼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전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하죠.

 

"잠깐, 이사벨. 대본에 써있다고 억지로 놀라는 시늉마. 왜 그 순간 놀란 표정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란 말야. 자, 다시." 탁자위 디지털시계는 11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8시에 시작했으니 3시간째. 지칠때도 됐건만 연출자의 입에선 '오늘 이만' 소리가 떨어질 기미조차 없다.

한쪽 귀퉁이에선 대여섯명이 무대를 작게 도안한 미니어처로 배우들의 동선을 계산하고 있다. 또 한 무리는 방금 기획사에서 찾아온 포스터의 교정을 보고 있다. 34평 연습실은 스무명 남짓한 이들의 몸기운으로 후덥지근하다.

직장인연극동우회 '공감'. 5월 14일부터 16일까지의 제9회 정기공연 '거짓말하는 여인'을 달포 남짓 남겨둔 요즘, 그들은 매일 저녁 퇴근 후 이곳으로 출근한다. 평소엔 수요일과 토요일 두차례 모이지만 공연 한 두달 전부터는 하루가 아쉽다. 오월의 공연이건만 작업은 새해 들며 시작됐다. 평소 하고 싶었던 극의 대본을 회원 각자 한 부씩 구해온 뒤 서로 돌아가며 읽어 보고 최종 결정한 게 1월 말. 그 뒤로 쭉 대본 분석이다. '달달달', 대본이 너덜 너덜 해질 무렵 역할분담에 들어간다. 3월 3일 캐스팅. 주인공 잔느역엔 7기 회원 문영미, 그밖에 다른 배역과 기획, 의상, 분장까지 빠짐없이 몫이 주어졌다. 연출은 정주희씨다. 시립극단 단원이었던 그는 창단 초부터 줄곧 '공감'의 연출을 맡아오고 있다. 그는 이번에도 단원들에게 '연기를 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 말을, 극단 대표 최미선(31세)씨는 그의 나이 스물다섯 되던 해 처음 들었다. 평범한 직장의 여직원으로 근무하던 어느날 길거리에 나붙은 포스터 한장을 본다. '연극 좋아하는 직장인들 모입시다'. 순간 속에서 꿈틀, 잊고 살았던 끼가 동했고 어렵사리 용기를 냈다. 92년 10월, 최씨와 같은 생각의 직장인 열 다섯명이 모었다. '공감'은 그렇게 출발했다.

그 뒤 8년. 창립멤버 가운데 최씨만 유일하게 그 자리에 있지만 '공감'의 취지에 공감하는 또 다른 이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척박하다는 인천의 문화풍토안에서, 그것도 십년에 가깝게 한 이름을 유지하며 정기공연을 올리는 연극단체를 찾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전체 식구 21명. 학원강사, 회사원, 자영업자…모두들 직장인이다보니 무슨 '밤귀신'이 씌인 것처럼 8시나 되야 연습실로 모여든다.

공연이라도 할라치면 '꼬불쳐두었던' 월차, 휴가를 내야 한다. 그렇게 공연을 준비해야 알음알음 아는 얼굴을 빼면 열명남짓 될까. 객석을 채우는 이들의 고작 20%가 일반고객인 현실이 가끔 맥빠지게도 한다. 일반 극단 배우처럼 개런티를 받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매달 받는 월급을 쪼개 의상 한 벌부터 포스터 한 장까지 준비한다. 그러면서도 발이 부르트도록 수천장이 넘는 포스터를 붙이고, 초대장을 돌리러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열정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작품을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그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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