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실수연발>로 인천은 이제 '명작의 고향'
9월 중순 어느날 오후. 빼꼼히 문을 열고 들어간 종합문화예술회관의 시립극단 연습실은 칼을 휘두르며 동작 연습을 하는 사람, 입을 크게 벌려 부드럽게 턱을 움직이는 사람, 의상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감독의 손짓에 따라 배경음악이 흐르면 장쾌한 목소리가 울려 나온다. 적국 백제에 무단 입국한 고구려 상인이 사형언도를 받는 장면에서 연습이 시작됐다.
이렇게 시작한 연극 연습은 감독의 특별한 지시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배우들을 바라보고 있는 감독은 그저 폭소를 터트리고 관객이 되어 배우들과 대사를 주고 받을 뿐이다. 하지만 좀 어색하다 싶은 장면이 있으면 영락없다. 배우들에게 다가가 시선처리, 손동작 등을 꼼꼼히 바로잡아 준다.
오늘 연습하는 작품은 시립극단의 대표작(?) <실수연발>. 섹스피어의 작품을 오늘날의 남북대치 상황과 연결시켜 우리정서에 맞게 이승규 감독이 직접 번안한 작품이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작품성 덕분에 '98 과천 세계마당극 큰잔치'에 공식 초청됐다. 그러니까 지금은 과천시민에게 선보일 연극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립극단이 창단된 것은 지난 90년. 94년 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극단체나 극단이 많지 않은 우리 인천은 극단들의 역할분담이 제대로 안돼 있는 상태. 따라서 시립극단의 역할은 종합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립극단은 작품선택에 신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천시민에게 좋은 연극이냐는 것.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전통극을 번안한 작품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찌울 의무가 시립극단에 있기 때문이다.
시립극단의 작품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성격이나 특색을 드러내는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 많다. 문화예술회관 개관기념으로 공연했던 <낸시車女史 고향에 오다>는 산업도시 인천에서 일어나는 물질주의를 꼬집은 작품이었다. <황금잎사귀>는 강화도 마니산을 배경으로 했다. 요즈음에는 관객들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주로 선택하는 편이다. <실수연발>이나 <시집가는 날>등이다. '웃음이 곧 메시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3∼4개월에 걸친 피나는 연습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 시립극단은 한번 선택한 작품을 한번의 공연으로 그치지 않는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불과 몇일 몇회 공연으로 끝마치는 것은 곧 낭비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연습하고 한번 제작된 작품은 계속 수정, 보완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제작된 작품은 언제라도 재공연 할 수 있는 '레퍼터리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덕분에 시립극단은 높은 지명도를 갖게 됐고 여기저기서 초청을 받는 '귀하신 몸'이 됐다.
시립극단은 유료공연을 고집한다. 극단과 관객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처럼 서로 찾아다녀야 한다. 극단이 좋은 작품을 위해 시민의 세금으로 연습장에서 땀을 흘렸듯이 관객들도 무엇인가 대가를 치르고 찾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관객이 좋은 연극의 반(半)을 만들기 때문이다.
시립극단의 연극을 보고 있으면 인천시민들은 저절로 흥을 느끼게 된다. 관객을 흡입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신명나는 사물장단의 어울림, 뮤지컬에 버금가는 노래와 화려한 춤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 중간 들려오는 '미추홀' '능허대' '소래포구' 등과 같은 귀에 익은 단어들로 흥미의 고삐를 놓을 수가 없다.
시립극단이 시민들과 만나는 기회는 다양하다. 봄·가을 두 차례 정기공연을 갖는다. 올해는 고인돌축제에서도 시민들을 만났고 학교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가을에는 올해
- 첨부파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