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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춤꾼들

2001-05-23 1998년 12월호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춤꾼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뿜어나는 11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자유공원에 올랐다. 맥아더장군 동상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고르고 있던 차에 어디선가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그 소리의 진원지는 자유공원 청소년푸른쉼터. 무대를 중심으로 가족끼리, 연인끼리, 그리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이뤄 사람들이 앉아 있다.

잠시후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섰다. 그 사람은 자신을 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이라고 소개했다. 오늘 무대를 채울 사람들은 인천시립무용단원들인 모양이다. 김영숙 예술감독은 잠시후 공연할 「모란꽃 춤」에 대해 짤막한 소개를 했다. 춤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때도 선보였던 작품입니다."라는 설명이 이어지자 '아~하'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주억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어 시립무용단의 가을 춤마당이 마련됐다. 「모란꽃 춤」을 비롯해 큰 북을 가운데 두고 북소리를 울리며 춤을 추는「교방무고」, 「초립동」,「태평무」등 우리나라 전통의 춤들이 야외공연장에 모인 100여명의 시민을 위해 무대에 올려졌다. 별 기대없이 산책이나 할겸 오른 자유공원에서 인천 시민들은 뜻밖의 문화를 접하게 된 셈이다.

시립무용단이 야외공연장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한 해동안 서른 일곱차례 공연을 가졌다. 연말까지는 45회 공연을 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춤마당 흥마당」행사를 가졌다. 매회 공연마다 500여명의 인천시민들이 탁 트인 열린 공간에서 무용단의 공연을 감상했다. 게다가 인천대공원, 인하대학교, 월미도 문화의 거리 등 시민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무대를 옮기며 시민들을 만났다. 야외 공연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은 요즘처럼 모두가 어려운 때에 시립무용단원들이 몸으로 수고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작은 즐거움이라도 안겨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무용단은 '몸'만 있으면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어느 예술단보다 먼저 앞장서서 시민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덕분에 시립무용단은 직접 시민들을 '찾아 다니는 예술단'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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