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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반딧불이 반짝이던 30년 모습 되찾고 싶어

2001-05-12 2001년 2월호

안녕? 난 너희들과 함께 생활하고 숨쉬는 숭기천이야. 너희들이 날 외면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이 울고 슬펐는지 모르지? 하지만 옛날을 회상하니 나에게도 참 좋은 시절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오늘은 조금 덜 외롭단다.

봄이면 겨우내 얼어붙었던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깨어나는 소리에 나도 기지개를 펴면서 한해를 준비하고, 여름이면 동네 꼬마 녀석들이 맑은 시냇물 가에서 바짓가랑이를 무릎 위까지 걷어올리고 살금살금 돌멩이를 들추어 물고기를 잡아 냇가 둑에 앉아 불을 지펴 구워 먹었지.

가을이면 여기 저기서 메뚜기, 배짱이, 찌르레기, 방아깨비가 내 주위에서 돌아다니고, 재잘대는 참새소리에 낮잠을 깨면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했단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는 빛바랜 추억 속의 생활이 되어 버렸지. 그 뿐인줄 아니. 합성세제, 여기저기에서 버려진 쓰레기로 내 외모는 두엄발치가 돼 버렸어.

게다가 냄새는 또 얼마나 고약한데. 너희들은 그런 냄새가 나면 많은 양의 샴푸와 세제로 몸을 닦겠지만 난 어떻게 해야 하니…. 특히 남동공단, 신도시 건설로 너희들은 각종 산업 폐수와 생활 오·폐수를 흘려보내는 등 환경에 대한 생각과 의지는 전혀 없이 오직 경제로 생명을 앞지르려고만 하고 있어.

환경 같은 것은 희생해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숨어들어 오고 있는 거지. 경제개발이란 이름으로 엄청나게 연료를 소모해 공기가 오염되고, 산성폐기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

그러나 너희들이 조금만 더 깨어 있다면 이런 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가 아니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2000년 12월 27일에 나를 사랑하는 모임인 승사모의 발족식이 있었어. 이제 첫 걸음마에 지나지 않겠지만 환경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과 시민, 기업의 공동노력으로 나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들을 보이기 시작했단다.  

이젠 나의 외모가 복원되더라도 환경감시단을 두어서 고발을 위한 감시활동이 아닌 생활속에서 부딪치는 반 환경적인 일들을 계도해야 해. 또 새로운 환경이념과 문화를 만들어 경제적 가치와 생활의 가치를 조화있게 이루어야지.

그래서 무더운 여름날 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 반짝이고 장대비라도 내린 후에 여러 가지 야생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면 30, 40년 전의 내 친구들을 만나 옛일을 회상하며 얘기꽃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연수동 우성아파트에 사는 박영심씨가 우연히 승사모 발족식 플래카드를 보고 참가했다가 평소 승기천에 대해 느낀 점을 글로 옮긴 것입니다.

박영심씨는 앞으로 승사모에 시민의 한사람으로 참여해 활동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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