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청량산과 정식으로 인사하던 날
5월 6일 오후2시. 나의 녹지탐사대 활동은 숲을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들뜬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인하부고 생물반 학생들, 가톨릭환경연대 회원들, 일반 시민, 인천시 공무원 등 13명으로 이뤄진 문학산팀은 간단한 인사와 함께 팀장인 가톨릭환경연대 녹색기행모임 송영석님으로부터 조사할 내용과 방법,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또 문학산팀의 가이드를 맡은 시 녹지조경과 배창호님은 청량산과 문학산의 일반적인 현황과 숲에 들어가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오늘 코스는 청학동 서해아파트에서부터 시립박물관 쪽이라고 했다. 청량산 밑으로 이사온 지 5년이 지났고 내가 자주 다니던 길이라 특별한 뭐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숲에 발을 디뎌놓은 순간 여지없이 깨지고 내가 청량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정해야만 했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던 길옆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글을 모르는 사람을 문맹이라고 하듯이 자연을 모르는 사람을 생태맹, 환맹이라고 부른다는데 내가 바로 그 환맹이었던 셈이다.
참나무의 종류와 잎사귀로 구별하는 법, 소나무는 어떻게 구별하는지, 잣나무를 심어서는 안되는 이유, 그냥 새인 줄 알았지만 그것들도 제나름의 사연과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하찮은 풀이라 여겼던 야생화들이 왜 중요한지를 들으면서 무지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고 풀과 나무들이 하나의 생명체로 뚜렷이 인식되었다.
그들이 공생하고 갈등하는 생존방식조차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 그런 것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숲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우리의 발길에 의해 실핏줄처럼 산 곳곳으로 등산로가 생겨나고,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청량산은 신음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나눠준 체크리스트에 따라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록하면서 걷기를 3시간 남짓해 청량산 탐사를 마칠 수 있었다. 숲에 대해 무지했기에 탐사라기보다 오히려 교육에 가까웠다.
그것은 모두의 공통된 느낌이었다. 고개를 돌려 청량산을 보았다.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갑자기 청량산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내 이름은 청량산이야.
오늘에서야 비로소 나를 정식으로 소개했구나. 지난 5년 동안 내가 얼마나 너한테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단다. 나를 좀 이해해 주겠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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