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물장구 치고 멱감는 승기천
승기천은 넓은 고수부지를 가지고 있어서 물을 맑게 하고 잘 정비하면 주민들의 좋은 휴식공간과 녹지공간이 될 수 있다.
인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나이 지긋한 어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기억 한가지. 바닷가 근처에 살았던 어르신들은 뻘에서 대나무 낚시를 드리우면 낚싯대를 넣기가 무섭게 망둥어가 물려 올라오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터이다.
내륙 쪽에 살았던 어른들은 여름이면 염전이나 하천에서 멱감으며 더위를 쫓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지금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뻘밭은 섬에나 들어가야 구경할 수 있고 내륙에는 변변한 하천 하나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인천의 강을 얘기하면 ‘인천에 강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이 되돌아오기 십상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 놀던 기억을 되돌려 주려는 이들이 모여 ‘하천살리기’모임을 만들었다. 인천의제 21 실천협의회 물·생태·도시계획분과는 시민과 전문가, 행정기관 등을 아울러 지난해 12월 27일 ‘승기천사랑모임’(대표 최계운 인천대교수 이하 승사모)을 결성했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시민중심의 ‘하천 살리기’모임이 꾸려진 것이다.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를 흐르는 승기천은 길이 10.3㎞, 폭 20~130m로 도심지를 가르는 가장 큰 하천이고 상당히 넓은 고수부지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수질이 매우 악화되고 무성한 잡초가 둔치를 뒤덮고 있으며 일부지역은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어 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돼버렸다.
더욱이 승기천의 하수를 받아내는 남동공단 유수지는 인근 공장에서 배출하는 오·폐수로 중금속에 오염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승기천은 넓은 고수부지를 가지고 있어서 물을 맑게 하고 고수부지를 잘 정비하면 주민들의 좋은 휴식공간과 녹지공간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승기천은 2002년 월드컵이 열리는 문학경기장에서 한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승사모의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을 가지고 승사모에는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인천시 및 유관기관 등이 골고루 참여했다.
지방정부와 시민단체, 기업이 서로 협력해 물잠자리와 함께 뛰놀 수 있는 승기천을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에서다.
승사모가 모임을 결성하기 전인 지난해 1년 동안 승기천에 관한 기초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승기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30∼50으로 오염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앞으로 수량을 확보하고, 수질을 개선한다면 서울 양재천과 같이 시민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인천의제 21 물·생태·도시환경분과에서 시민들에게 바람직한 승기천 복원방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시민들은 승기천이 청정하천으로 변화하고 친수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기천 복원에 대한 주민들의 희망과 그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승사모의 당위성도 확보된 셈이다.
승기천 복원을 위해 인천시와 연수·남동구에서는 각종 계획과 사업구상을 수립하고 실시할 것이다. 또 지역 주민들은 어류와 생태계, 수질조사와 보호활동을 벌일 예정이고 전문가들은 하천의 생성과 수질개선 방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승기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 넓은 둔치를 활용한 시민휴식공간으로, 주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승기천이 복원된 후에는 승기천의 지속적인 관리에 앞장설 계획이다.
승기천이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되살아나는 날, 승기천에서 멱감고 물고기잡이 하던 추억을 우리 아이들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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