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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화마와 맞서며 하얀밤 지새우는 119

2001-05-23 1998년 12월호
화마(火魔)와 맞서며 하얀 밤 지새우는 119

 

"한라산 한라산, 여기는 대서양...."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상황실의 무전기는 상황들을 쉴새없이 쏟아낸다.

남동공단 57블록 12로트. 진눈깨비가 내리자 주변 상가는 초저녁에 이미 철시해 버렸다. 남동공단소방서만이 환하게 불을 밝히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오늘밤의 '올빼미'는 진압대장 김종기 소방경을 비롯해 경방요원(불끄는 요원), 구조대원, 구급대원 등 58명. 그들은 연수구 일대 주민 31만명의 잠자리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1층 차고에는 지휘차,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화학차, 고가차, 조명차, 굴삭기차 등 13대의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다. 마치 스타트라인에 서있는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튕겨져 나갈 태세다.

어제는 대학수능시험일. 소방대원들도 새벽부터 수험생들을 나르느라 어려운 '시험'을 한바탕 치른 상태다. 다행히 오늘 낮 상황은 공단내 한 공장 야적장에서 담뱃불에 의한 작은 화재 한 건만 있었을 뿐이다.

20시 30분, 상황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셔터문이 열리고 119구급차는 싸이렌을 울리며 내처 달리기 시작했다. 5분만에 도착한 곳은 연수동 시영아파트. 초인종을 누르자 잔뜩 취한 남자가 문을 열었다. 술냄새가 집안 가득했다.

상황은 단순했다. 집주인과 이웃집 아저씨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싸움이 벌어졌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그 집 11살 짜리 아들이 119에 신고를 했다. 만취상태인 집주인은 구급대원을 보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아이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경찰관이 뒷수습하는 것을 보고 구급대원들은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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