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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실속차려 사는게 진짜 멋

2001-05-21 1998년 6월호
'보따리'를 든 주부들이 늘어가고 있다. 무슨 일일까. 살짝 그 속을 엿보니 가관이다. 손잡이가 떨어진 주전자, 처녀시절 데이트할때나 입었음직한 물방울 원피스, 밑창 닳은 구두…'주부고물상연합회'라도 결성된 것일까. 천만의 말씀. 자세히 보니 손좀 보면 제법 쓸만한 것들이다. 유행은 지났지만 어디 한 군데 특별히 헤진 곳이 없다. 그들이 보따리를 풀어놓은 곳은 다름아닌 알뜰시장.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며 뜻을 모은 '알뜰주부족'들이 그곳에 다 모였다.

 

인천은 알뜰시장 원조격

 

알뜰시장이 인천에서 열리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이다. 5년여전 우리시 여성복지관과 여성복지회관 교육생들이 중심이 돼 각각 앞서거니 뒤서거니 알뜰시장을 열었다. '원조'였던 셈이다.

미약했지만 신선한 바람이었다. 그렇게 5년여. 여성복지관은 매년 봄·가을·겨울 일년에 세차례, 여성복지회관은 봄·가을 두차례 꼬박꼬박 알뜰시장을 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13일 여성복지관 2층 로비. 이른 아침부터 보따리행렬이 복지관으로 이어졌다. '유행따라 사는 것도 제멋'인 이들에겐 '궁상'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알뜰주부들에게는 일없다.

이날 접수된 물품은 4천여점. 청바지나 잠바, 티셔츠 등 옷가지가 단연 음뜸이다. 이밖에 신발, 그릇, 롤러스케이트 등 집안살림살이가 총 출동했다. 가격대는 1백원부터 5백원까지 가위 '기절초풍 IMF형'이다.

이 자리는 단순히 물품을 바꾸어가는 것에서 그치지는 않았다. 한쪽에서 미용기술을 배운 이들의 미용봉사가 있었고 또 다른 쪽에서는 김치를 버무려 즉석에서 싼값에 팔기도 했다. 이날의 수익금은 98만여원, 돈은 올 추석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우리 클때야 언니 입던 거 동생이 물려 입으며 헤질때까지 입었지만 요즘은 어디 그래요. 떨어져서 못입는 게 아니라 안맞아서 못입으니까 새거나 다름없죠. 이런 걸 그냥 버린다면 죄짓는거죠."

때문에 언제든 물물교환할 수 있는 장소가 동네 곳곳에 마련돼야 한다는 고금숙(여성복지관 직업안정계장)씨는 그나마 알뜰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부쩍 좋아지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느낀단다.

고계장의 말처럼 요즘 인천시내 곳곳에 알뜰시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경제한파가 몰아닥친 것과 거의 동시에 우리시는 각 구에 알뜰시장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우리시가 대한어머니회연합회 주관으로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주안어머니회관에서 여는 것외에도 각 구마다 새마을부녀회와 한국부인회, 여성단체협의회 등 여성단체가 정기·상설 알뜰시장을 운영중이다.

의미있는 것은 알뜰시장의 영역이 단순히 물물교환에 머무르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알뜰체험을 넘어 환경사랑과 이웃사랑으로까지 점차 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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