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옷, 구두, 맛…멋, 여기는 '신포패션밸리'
오늘의 유행이 보이는 패션거리
신포동(新浦洞). '유행 일번지' 혹은 '패션의 거리'라는 명성이 부끄럽지 않았다. 마치 마을회의에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봄'이라는 공동상표를 붙이고 있다. 낯선 방문객일지라도 패션거리는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스피커 출력의 세기를 겨루기라도 하 듯 '빵빵하게' 틀어놓은 음악이 이 거리의 보이지 않는 이정표. 진원지조차 불분명한 음악은 끊어진다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 또 다른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터라 신포동 여행 내내 졸졸 따라다닌다.
최근에 들어섰다는 외풍의 레스토랑 두어 개와 맞은편의 스티커 사진방을 지나면서 부터 본격적인 패션거리의 시작이다. 10미터 폭의 그 골목에는 무수히 많은 상점들이 마주본 채 혹은 일렬로 늘어서서 최고의 봄을 팔기 위한 보이지 않은 경쟁에 몰입해 있다. 간판을 보니 '세계화'는 바로 이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파까지 가세한 내로라하는 유명패션 브랜드들이 총 집합해 있다. 그중에는 백화점에나 가야 겨우 구경할 수 있는 것도 쉽사리 발견되고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 야심차게 등장한 최신 브랜드도 끼어 있다.
본격 정장부터 케주얼까지, 적어도 '멋쟁이'라 자처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라면 틀림없이 이 거리 어딘가에 점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옷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방, 구두, 악세서리까지 모든 패션 상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 거리를 지나가는 예비 고객들의 치열한 눈총을 받아야 하는 쇼윈도우 안의 마네킨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매장직원들의 노련한 손놀림에 의해 쉴새 없이 다듬어지고 있다. 그 옷에, 그 가방에, 그 구두에, 더욱이 머리 모양까지…, 아니 이건 영낙없이 이 봄, 우리가 변신하고 싶은 그 모델이 아닌가. 패션거리 상가들의 1층을 대부분 옷가게와 구두나 가방 같은 잡화상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2층은 대개 미용실이나 카페이다.
몸에 꼭 맞는 옷을 골랐다면 다음 순서는 마음에 꼭 드는 헤어스타일을 창조하는 일. 이들 미용실에 맡긴다면 시간 문제다. 종업원 수만 해도 웬만한 중소기업에 맞먹는 큰 규모에 최신식 미용기구들을 갖추고 있어 당장이라도 이 달 미용잡지에 실린 최신 헤어스타일로 변신할 수 있다.
싼값에 봄을 장만하는 노점거리
패션거리를 한 150미터 쯤 걷다보면 왼쪽 옆구리 쪽으로 툭 터진 좁은 길이 드러난다. 서있는 곳이 언덕배기라 저만치 골목 끝이 보일 법도 하련만 좀처럼 끄트머리가 보이지 않는 제법 긴 길이다. 그 골목 가운데로 노점상 50여 곳이 한줄로 서서 '앞으로 나란히' 하고 있다. 일명 '거리 의상실'이다. 직선으로 뻗는 패션거리가 비교적 고급브랜드를 취급해서 부담스럽다면, 이곳은 좀 싼값에 봄을 장만할 수 있는 곳이다. 꽃수가 놓여진 쫄바지나 추리닝, 블라우스, 홈웨어, 티셔츠, 속옷 등 웬만한 종류의 옷가지는 다 마련되어 있다.
간혹 스타킹이나 양말을 싼값에 파는 소품가게들도 듬성듬성 끼어있어 지루하지 않다. 무엇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이 거리 최고의 무기. 고가의 'KS표 유행'을 무작정 따르자니 줏대가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노점상에서 사 입기엔 석연찮은, 그런 '변방의 멋쟁이'라면 신포동 골목 요소 요소에 박혀있는 크고 작은 옷가게에 주목하시라. 나름대로 최고라고 자부하는 독특한 유행 감각과 높은 안목을 가진 가게주인들이 직접 도매시장에서 골라온 옷으로 매장 안을 디스플레이 해놓고 있다. 진열된 면면을 보면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흔한 것들도 아니다.
매장 안에 단 한 두 벌밖에 없어서 다른 가게를 돌아보고 와서 막상 사려고 보면 금세 품절이 되어 있기 일쑤이다. 일반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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