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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토석과 싸우며 '시민의 발' 만든다

2001-05-22 1997년 5월호

침온도 3℃. 4월 초순이지만 새벽공기가 아직은 차다. 옷매무새를 만지고 개인장비를 갖추자 원흥종합건설 전명일현장소장이 그들 앞에 나섰다.

 "오늘은 펌프카로 레미콘을 타설하니까 바이브레이터를 철저히 합시다. 내집을 짓는다는 마음과 지하철건설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안전에 유의하시고 작업개시!" 마침 현장취재를 하기 전날 서울 공덕동 지하철현장에서 가스폭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전소장은 안전작업에 대한 주의를 평소보다 더 강조했다. 작업자들의 표정에도 일순 긴장감이 돌았다.

지난 밤의 안부를 서로 물어볼 겨를도 없이 각자 작업장으로 몸을 옮겼다. 잠시 후 하루시작의 신호탄이 울렸다. 중장비에서 내뿜는 연기와 굉음이 지하공사장쪽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7-1공구 현장은 부평역. 지하철건설 현장 중에서 가장 복잡하게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지하철1호선 건설뿐만 아니라 환승역 건설, 역사백화점 건설 등 국내 어느 지하철건설에서도 볼 수 없는 대단위 복합 공사현장이다. 안전모와 각반을 동여매고 소장의 안내로 부평역 정거장 현장으로 내려갔다. 꼬불꼬불한 철재난간이 지하로 이어졌다.

난간 곳곳에 안전에 대한 경고문이 걸려있다. 걸음을 옮길때마다 몇번이고 통로 곳곳에 걸쳐있는 커다란 철재 빔에 부딪치곤했다. 불편해도 안전모를 써야 하는 이유를 몇걸음만에 깨달았다. 지하 30m. 대합실이 들어 설 자리.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한창이다.

지상에서 펌프카를 통해 진회색의 콘크리트가 쏟아져 내려왔다. 작업자들은 슈트를 이용해 바닥에 엮어놓은 철근 사이사이에 시멘트를 쑤셔 넣었다. 한쪽에서는 평평한 나무로 면을 고르게 하고 있다. 무전기를 통해 지상에 있는 작업자들과 교신하는 소리, 주의를 환기시키는 호각소리 등 지하의 모습은 무척이나 분주해 보였다.

작업을 시작한 지 1시간도 안돼 벌써 땀으로 뒤범벅이 된 얼굴들이 보였다. 이곳은 지하철 1호선과 경인국철의 환승역. 완전개통되면 하루 이용객이 5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닥공사 면적은 7,400㎡(2,200평). 4개층으로 건설되므로 연면적은 27,600㎡(8,400평)이다. 다른 지하철의 환승역에 비해 월등히 큰 규모이다. 해가 뉘엇뉘엇 오르자 경인전철 상하행선의 교통이 빈번해 졌다. 현재 하루 평균 20만명의 유동인구가 이용하는 역답게 플랫홈에는 서울과 인천으로 향하는 승객들로 발디딜 틈도 없다.

승강장이 공사장과 인접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지 몰라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소장의 설명이다. 승객들과 작업반경이 맞닿는 지점에는 어김없이 통제원의 모습이 보였다. 자리를 터널공사 쪽으로 옮겼다. 부평역지하상가의 밑을 관통하는 작업이다.

맨땅을 뚫는 것도 어려운데 기존의 지하통로 밑에 또다른 터널을 뚫는것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한다. 굴삭기가 땅굴을 파들어 가면 페이로다가 부지런히 밖으로 흙을 날랐다. 마치 일개미들이 역할분담을 하면서 굴을 뚫는 모습처럼 보였다. 가끔 페이로다가 제 몸집만한 암석을 실어내오기도 했다. 하루에 굴밖으로 나오는 흙이나 암석은 400㎥. 15톤 덤프트럭으로 40대분이다.

이것은 동아매립지로 운반된다. 지하상가 밑의 터널공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 철근구조물이 육중하게 설치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현대미술의 설치작품처럼 보일 만큼 균형적으로 세워져 있다. 지하 곳곳에는 깨끗한 물이 졸졸 흐른다. 작업자들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그 물을 '천연지하암반수'라고 얘기한다. 손가락으로 찍어 혀에 대보니 정말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지하현장에서 여자작업자 두세명의 모습이 띄었다. 옛날 같으면 토목현장에 여자그림자도 얼씬거리지 못했다는데 많이 변하긴 변한 모양이다. 그들은 작업보조에 그치지 않고 남자 못지 않은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장에 두어시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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