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그곳에 '인천'이 있다
2001-05-14 2000년 2월호
잃어버렸던 땅, 월미산에 올랐다. 민통선(민간인 통제선)으로 그어진지 반세기만의 일이다. 정상에 오르니 이내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만큼 낯설었다.
그동안 우리는 기껏해야 자유공원에서 바라보던 바다만을 보고 '인천을 구경했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육지 쪽을 보니 그곳에 처음 대하는 인천이 있었다.
마치 몸에서 빠져나온 영혼이 자기 몸을 보고서 그 낯선 모습에 화들짝 놀란 꼴이다. 산꼭대기에서는 인천항이 빤히 보이고 인천국제공항도 손닿을 곳에 있었다.
날씨만 좋으면 북쪽의 개성도 '저만치~'라고 한다. 한국전쟁 때 함포사격으로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오장육부가 드러났던 월미산은 50년간 '세월'이란 처방전으로 치료되어 제 모습을 찾아 가고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반세기 동안 군대가 주둔한 덕분에 월미산의 숲은 손 타지 않은 처녀림처럼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자유공원의 9배라고 한다.
포탄에 쓸려 아직도 군데군데 움푹 패인 산등성이 만이 그곳의 아픈 과거를 말해줄 뿐이다.
군대가 자리를 비워 준 겨울의 월미산은 황량했지만 따듯한 시민들의 손길을 기다리며 그 넉넉한 품을 조금씩 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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