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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시로 읊는 환경사랑

2001-05-23 1997년 6월호

시인과 만나기 위해 원고지 한쪽 구석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눌었다. 저쪽에서 들리는 금속성 소리. "양계장입니다.

외출중이오니 삐- - 소리가 난 댐이(다음에) 메모해 주십쇼." 투박하지만 인심좋게 들리는 목소리다. 나이가 꽤 들었다고 어림짐작해본다. 그런데 '시인'이 '양계장 주인'? 양계장을 찾아나섰다. 인천에서 시골축에 든다는 논현동, 하고도 비탈길에서 한 남자가 반기고 있다.

빨간모자를 쓰고, 청남방을 걸쳐입었다. 영낙없는 10대 차림새다. 그가 바로 양계장 주인이란다. 더불어 시인이기도 한.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는 통에 그만 그의 나이가 들통난다.

성성히 빠지기 시작한 앞머리 탓이다. 올해 나이 쉰여덟이라는 이 시인의 이름은 주창렬. 그런 그에겐 양계장 주인외에 또 다른 직함이 있다. 명예환경감시원이다. 그러고보니 이제야 왜 그가 "자연사랑"을 읊는 시를 썼는지 이해가 갈법도 하다.

주창렬씨(남동구 논현동 239-2). 그가 명예환경감시원이 된 것은 순전히 타의였다. 몇 년 전, 등떠미는 동장에 못이겨 몇차례 자연보호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다보니 차츰 눈이 트였다. 그렇게 시작한 명예환경감시원이지만 무슨 큰 일은 아니란다.

환경보호에 무신경한 이웃을 찾아가 시정을 권하거나 때로는 고발도 불사. 하지만 아직 제손으로 고발한 적은 없다. 썩 열심히 활동하는 축이 아니라고 토를 달지만 정작 이유는 따로 있다. 도무지 싫은 소리하는데는 젠병이란다. 시인의 마음이 어련할까. 그가 택한 방법은 내가 먼저 솔선수범. 닭똥 한톨이라도 빗물에 쓸려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쓴다.

그런다음 주위를 둘러보고, 환경에 소홀하다 싶은 이웃이 있으면 찾아간다. 물론 부탁조다. 술자리에서 은근히 역설하는 일도 자주 쓰는 방법. 티내지 않고 환경사랑을 전파하는 것이다. "직접 나한테 피해가 오지 않는다"고 환경보호에 무심한 사람들이 그는 야속하단다.

사람 난 곳이 자연이고, 또 어짜피 그곳으로 돌아갈터인데 보금자리를 하찮게 여기는 일이 씁쓸한 것이다. 그러니 시도 자연을 읊게 됐다.

 사실, 그는 문학청년이었다. 얘기하자면 40여년전으로 거슬러 가야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썼다. 백일장에도 꽤 나갔다. 번번히 고배를 마셨지만 말이다. 지금껏 30여편을 썼으니 1년에 한편꼴. 옥고치곤 좀 대단하다 싶다. 누런 원고지에 담긴 시는 그의 집 장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들이 세상빛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시집으로 묶어봤자 수지타산(?)이 영 안맞을 같아서란다. 후세에게나 물려줄까. 조상대대로 인천에 터를 잡고 살아온 그는 원조 토박이다. 때로는 환경감시활동으로, 때로는 시로 펼치는 주창렬씨의 자연사랑. 그것은 그가 코흘리개시절부터 기억하고 있는 고향 인천을 옛맛, 옛멋 그대로 지키고 싶은 마음과 닮아있다.

그런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는 이렇게 끝맺는다. "자연, 그 생명이 가슴 벅차게 아름답고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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