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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시민과 걷다 - 선재도, 영흥도 해안길 조성

2024-11-04 2024년 8월호

그 섬을 걷고 싶다

매력적인 섬, 선재도와 영흥도로


바다가 곁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치열한 매일을 살아내는 직장인에게 바다는 가깝고도 멀다. 여기,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섬으로 향한 이들이 있다. 준비물은 조금의 여유와 튼튼한 두 다리, 목적지는 새 단장한 선재도와 영흥도 해안길이다. 바쁜 일상일랑 잠시 내려놓고 삶에 작은 쉼표 하나 찍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서쪽 바다 벗삼아 유유자적하기 좋은 그 길을 시민과 걸었다. 


글 전규화 자유기고가 ㅣ 사진 최준근 포토디렉터


인천의 관광 명소 중 하나, 선재도 목섬


최근 영흥도에 새롭게 조성된 고래 형상 스카이워크


도심에서 한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선재도. 역시나 여름 하면 바다다. 눈에 보이는 풍광도, 코로 스미는 공기도 다르게 느껴진다. 차창 밖 선재대교 왼쪽으로 목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난 모랫길을 건너 섬에 닿은 이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

“사실 직장인이 평일 낮에 이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일하느라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 하나 해주고 싶어 바쁜 시간 쪼개 나왔습니다.”


이날 바다 산책에 나선 이들은 직장 동료다. 세 살배기 남자아이 키워가며 억척스럽게 일하는 워킹맘, 개성 강한 ‘MZ’지만 회사 안에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후배를 위해 마음 넉넉한 선배가 짧은 여행길을 열었다. 바쁘디 바쁜 현대 사회, 속도를 높이자. 목적지에 닿으려면 다리 하나를 더 건너야 한다. 마침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번에는 오른쪽이다. 엄청난 크기의 고래 한 마리가 해안가에 모습을 드러낸다. 정체는 지난 4월 조성된 영흥도의 새로운 명물 ‘반딧불이 하늘 고래 스카이워크’다.

“얼마 전 뉴스에서 봤어요.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이 불빛도 내뿜는다던데, 다음번엔 가족들과 1박 2일로 영흥도 여행을 와 볼까 해요.”

인천은 물론이고, 서울과 경기도 주요 도시에서도 한 시간이면 만날 수 있는 두 섬에 볼거리가 속속 늘고 있다. 후배들을 위한 짧은 여행의 목적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야간 산책 시 안전을 위해 설치된 경관 조명


해안길 곳곳 매력적인 공간이 조성됐다.


영흥대교를 지나 10여 분을 달려 장경리해수욕장에 다다랐다.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조형물을 배경으로 남기는 기념사진 한 컷은 필수. 다음은 시원한 커피 한 잔이다. 장경리해수욕장에는 해변을 따라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아무래도 바다는 그늘이 많이 없어 오래 걷기 힘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해수욕장 주변으로 크고 작은 상점과 가게들이 있어 잠시 숨 돌리기에 안성맞춤이네요.”

본격적인 산책에 나설 시간이다. 첫 번째 코스는 장경리해수욕장에서 농어바위까지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다. 총길이 816m. 637m의 해상 관광 탐방로와 179m의 백사장길이 새롭게 조성됐다. 나무 데크 위를 걷는 편안한 산책은 기본, 기분에 따라 해변으로 연결된 계단을 내려가 모래를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선선하고 운치 있는 밤 산책도 많이 할 것 같은데, 해안길을 따라 조명들도 추가로 설치되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친김에 농어바위 방면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데크길 끝자락, 야트막한 전망대에서 바라본 평온한 풍경은 회사에서 퇴근해 집으로 출근하는 워킹맘의 가슴에 작은 쉼표로 남았다.



군데군데 드리운 나무 그늘이 산책의 벗이 되어 준다.


인생샷 한 컷 남길 수 있는 포토존


두 번째 목적지로 차를 달린다. 8분 남짓 지났을까. 탁 트인 바다 저 멀리 보이는 송도국제도시의 모습이 반갑다. 여기는 십리포해수욕장. 역시 MZ는 MZ다. 산책로 입구에 설치된 포토존을 보자마자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회사가 있는 송도가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었네요. 그동안 너무 여유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잠깐만 시간을 내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만날 수 있는데…. 그래도 왠지 바다와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 좋아요.”

씩씩하게 걸음을 내디딘다. 이번 코스의 특징은 해상 관광 탐방로 769m 대부분이 육상 데크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돌출암 등으로 걷기 어려운 구간과 만조 시 접근이 위험한 해안가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그래서인지 호젓한 분위기의 첫 번째 코스에 비해 발걸음이 경쾌하다. 군데군데 커다란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도 반갑다.

“저기 CCTV 보이시죠? 왜 있나 했더니, 육상 데크가 높이도 좀 있는 데다 먼 곳까지 걸으면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어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왠지 더 마음 놓고 길 끝까지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안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책길. 인천을 삶의 무대로 삼고 내일로 걸어가는 젊은이들의 오늘도 이와 같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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