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도시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점, 선, 면
도시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점點 선線 면面
점點선線에서, 선에서, 면面, 다시 점으로
도시는 그 안에서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 낸 거대한 서사다.
누군가의 발걸음이 남긴 작은 점 하나가
또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닿아 선을 이루고
숨결 깊이 스며들어, 도시의 시간을 완성해 간다.
인천도 그러하다.
낡은 골목을 스쳐 지나간 바람, 오래된 창 너머로 번져 나오는 빛,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모여 오늘의 인천을 이루었다.
점點에서 선線으로, 선에서 면面으로, 그리고 다시 점으로.
우리는 인천 어디쯤에선가 여전히, 새로운 점을 찍으며 살아간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ㅣ 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점
점點은, 그저 발끝에 스치는 작은 흔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 우리는 누구의 마음을 스쳐 지나갔을까. 좁다란 골목 끝에서 멈춘 발걸음,
오래된 벽돌 위에 남은 희미한 기억들이 한 점이 되어 그곳에 새겨진다. 때로는 그 작은 점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시작이 되어, 다시 삶을 이어간다.
스쳐 지나간 바람처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남겨진 발자국처럼. 흔적 없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그 점들이 쌓여 도시의 시간이 되고, 공간이 된다.
인천은 그런 곳이다. 묵묵히 흘러가는 삶의 조각들이 겹겹이 쌓여, 누군가의 숨결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피어난다.
점 하나, 그 안에서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진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점點 하나,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이 시작된 자리다.
아주 작은, 손끝으로 스쳐도 지워질 것 같은 흔적이지만,
그 안에 기쁨도, 슬픔도
모두 녹아 있다.
작은 점點은 시간의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그 위로 또 다른 사람이 걸어와 선을 이어간다.
점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부서지며, 도시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스며든다.
선
선線은,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오래된 길 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걷던 발걸음이 교차할 때, 그 자리에 선이 그려진다.
그 짧은 순간, 삶은 잠시 스치고, 이어지지 않을 것 같던 길이 하나로 엮인다. 단지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 시간과 삶을 잇는 일이다. 각기 다른 길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어느 순간 인천이라는 선 위에서 서로를 향해 다가선다.
끝에서 만나 다시 흩어지더라도, 남겨진 흔적 속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아간다. 그 선이 우리를 다시 하나로 완성할 때까지.
두 길이 흐르듯 만나 끝없이 이어지는 여정. 사진은 하늘에서 본 인천대교
선線은 때때로 부서지지만,
다시 이어진다.
우리가 걷는 이 길 위에서 수많은 삶이
흔적처럼 남아 서로를 스친다.
그 흔적들은 도시의 일부분이 되어,
새로운 시간을 엮어 간다.
하늘에서 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우아한 곡선이 언어가 흐르듯 세상의 이야기를 잇는다.
우리는 인천이라는 선線 위에서 매일 또 다른 길을 그린다.
때로는 그 길의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선이 결국 우리를 다시 이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송도 센트럴파크의 물길, 흐르고 흐르며 도시의 숨결을 이어간다.
송도 컨벤시아 창에 비친 오늘. 어제의 흩어진 기억이 모여, 내일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면
면面은, 도시의 끝이자, 또 다른 시작이다. 이 거대한 도시를 완성하는 건 웅장한 건축물도 화려한 비전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한때 머물다 간 한 사람 한 사람이다. 누군가 무심코 남긴 발자국, 길 위에서 건넨 작은 인사, 잠시 머물렀던 시선과 맞닿은 숨결. 그 모든 것이 모여 인천이라는 도시를 채우고, 다시 또 다른 점으로 이어진다. 점이 선을 이루고, 선이 면을 넓혀가며, 다시 작은 점으로 돌아간다.
끝은 없다. 그 안에서 우리는 계속 살아가고, 또 다른 시작을 마주할 것이다.
역사의 부침에도 굳건히 살다 간 사람들의 시간이 쌓인 동네.
아프지만, 우리가 사랑하고 추억하는 인천 개항장이다.
도시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기억이 공존한다.
사람들이 남긴 점과 선들이 이어져 마침내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삶을 마주한다.
하늘 높이 쌓인 컨테이너는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천의 힘’을 상징한다.
그 사이로 흐르는 인천의 숨결은, 도시를 넘어 바다로 이어진다.
면面은 우리가 남긴 점과 선들이 겹겹이 쌓여 이루어진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작은 발걸음 하나,
말없이 스쳐 간 손길 하나가 모여 도시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해 간다.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다시 면으로 펼쳐진 도시 위, 뜨거운 열정이 심장 소리와 하나 되어 울려 퍼진다.
사진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현장
점에서 선, 선에서 면으로 이어지는 그 길. 영종대교 너머 저무는 햇살 아래 도시의 숨결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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