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굿인이 만난 사람 : 권은경 대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앙상블’
권은경 무카 대표
'함께, 동시에, 협력하여’ 각기 다른 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선율은 황홀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는 긴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럼에도 기적 같은 앙상블을 쌓아가는 이들이 있다. 장애를 넘어 공감과 소통의 음악을 전하는 인천 문화예술기업 무카 권은경 대표와 미라클앙상블이다.
글. 윤은혜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경수 포토디렉터
단원들과 합주에 나선 권은경 대표
음악을 통한 자립과 소통의 시작
“미라클앙상블은 제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명과 같습니다.” 권은경 무카 대표는 단단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미라클 앙상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기업 ‘무카(MUCA)’가 창단한 발달장애인예술단 ‘미라클앙상블’은 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사회와 소통하며 자립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권은경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과 감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 가능성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은 재능이 있음에도 사회적 편견과 기회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음악인으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녀는 장애 예술인들이 언어를 뛰어넘는 표현 도구인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길 바랐다. 장애인 예술단을 창단하는 일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을 동반했을 것이다. 창단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 대표는 “단원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필요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지도 방식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권 대표는 음악 치료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벤 킴 예술감독과 함께 단원 개개인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단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습하며 신뢰를 쌓아온 결과, 현재의 미라클앙상블이 탄생했다. 그녀는 그 여정을 회상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단원들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가 가장 큰 동기부여의 순간이자 영감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꿈꾸다
문화예술기업 무카는 미라클앙상블 단원들이 연주자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음악 교육과 실질적인 무대 경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정기 레슨과 다양한 공연 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이 예술적인 성과를 통해 자립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권 대표는 “내부에서 훈련을 거친 단원들이 새로 선발된 단원들을 가르치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연주자이자 교육자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줄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단원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특별한 동기나 사건이 없어도, 매 순간이 활동의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단원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지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무대 위에서 환한 미소로 연주하는 단원들의 모습입니다.” 그녀는 단원들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을 때가 가장 큰 동기부여의 순간이자 영감이라고 전했다. 권 대표는 단순한 행복을 넘어 미라클앙상블의 예술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장애 예술인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 음악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장애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까지, 권 대표는 이들이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 “미라클앙상블이 장애를 넘어 예술적 소통을 실현하는 단체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단원들이 예술과 삶의 균형을 이루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대중이 장애 예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장애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권은경 대표. 그녀와 미라클앙상블이 만들어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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