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크리에이터 세상을 움직이다

세상이 변했다. 모두가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사는 시대가 되면서 성공 방정식도 달라졌다.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에 빠르게 올라탄 인플루언서들이 인터넷 세상의 여론을 주도하고, SNS 부자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개인 채널에서 성장한 이들은 광고, 축제, 영화판 등을 종횡무진하며 ‘인플루언서 문화’를 만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요동치고 있는 온라인 세상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한다.

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 사진 유승현 포토 디렉터

콘텐츠의 유일한 모델, 여자친구 김보라 씨

경식스필름 김경식 감독

인플루언서의 부상

인터넷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부상하기 시작한 인플루언서. 이들의 영향력은 웬만한 TV 스타를 능가한다. 이제 방송사, 플랫폼 사업자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인플루언서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 시 또한 여행 분야 유명 인플루언서 ‘경식스필름(@kyung6film)’과 ‘인천 최초, 인천 최고’ 캠페인 영상을 제작 중이다. 현재 경식스필름의 채널 구독자는 36만 8,000명. 그가 올린 영상은 짧은 시간에 수십만 명에게 전달된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그의 채널이 자연스럽고 강력한 광고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경식스필름’은 김경식 감독과 여자친구인 슈퍼모델 김보라 씨가 만들어내는 여행 콘텐츠다.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노 출신인 김 감독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유려한 영상미와 음악이 돋보이는 콘텐츠를 선보여 단숨에 ‘금손 남친’으로 이름을 얻었다.

“유튜버로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발레와 유튜버 활동을 겸업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바빠졌어요. 그렇게 발레냐, 영상이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고, 제가 조금 더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관광청, 여행사는 물론 토요타 코리아, 현대백화점 면세점 등 대기업의 러브콜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강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그는 아예 사업을 확장해 온라인 필름스쿨 ‘경식스클래스’를 개설해 영상 제작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모바일 환경에 항상 연결돼 있는 세상, 그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그에게 꿈을 묻자 “‘금손 남친’을 넘어 ‘금손 아빠’, ‘금손 할배’가 될 때까지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답이 돌아온다. 저절로 그의 꿈을 응원하게 된다. 그의 행보에서 새로운 미래를 본다.

국립발레단 소속 발레리노에서 여행 전문 유튜버가 된 김경식 감독.

그의 채널 구독자는 36만 8,000명을 넘어섰다.

우리 시의 ‘인천 최초, 인천 최고’ 캠페인 영상을 제작 중이다.

‘틈 문화창작지대’의 창작 아카데미 수업 현장

이광욱 이모티콘 작가

‘취향 경제’의 시대

지난 9월 21일 오후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진행된 창작 아카데미 현장을 찾았다. 연단에는 웰시코기 광복이, K-선비 등 인기 이모티콘의 제작자 이광욱 작가가 서 있었다. “빗금을 조금 키우고, 졸린 표정 위에 ZZZ를 그려 넣고···.” 그의 세심한 피드백에 작가 지망생들의 표정이 점차 밝아진다.

‘전화 통화’ 버튼보다 ‘채팅창’을 더 자주 여는 세상,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가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채팅에서 이용자의 상황,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이 하나의 매출 시장으로 형성되면서다. 현재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토어에는 1만여 명의 작가가 올려둔 50만 개의 이미지가 작은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

문득 성공한 작가의 비법이 궁금해진다. “정답이나 지름길은 없습니다. 자신의 취향을 꾸준히 그려가다 보면 성공의 지점을 맛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취향 덩어리’입니다. 1,000명이 1,000개의 취향, 1만 명이 1만 개의 취향을 추구하는 시대이다 보니 자기만의 색깔있는 캐릭터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2014년 라인 스티커 공모전 대상’에 빛나는 그의 첫 번째 캐릭터 ‘웰시코기 광복이’ 또한 웰시코기 견주들의 커뮤니티에 알려지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똥꼬발랄 웰시코기 이광복 씨’에게 많은 견주가 공감하고 애정을 느꼈을 것이다.

이모티콘 작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세상에 말을 건네는 직업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작업실에 혼자 앉아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과 끈끈하게 연결된다. 자신의 취향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는 노력이 이모티콘 작가의 정체성이자 성공의 지름길이 아닐까란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웰시코기 광복이, K-선비 등 인기 이모티콘 작가 이광욱 씨

지금은 모니터링 중.

온라인 세상에서 그는 인천을 사랑하는 이들과 하나다.

인천 튜브 김성일 PD

로컬 크리에이터의 자부심

“인천은 대한민국의 시작점입니다. 인천에 사는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대한민국의 역사에 가장 큰 역할을 했고, 또 앞으로 계속해서 대한민국의 역사·문화·경제·관광의 중심이 될 인천! 저는 그런 인천을 믿습니다. 나는 인천인이고, 인천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본 채널은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인천’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 창작소입니다.”

김성일 PD의 유튜브 방송 채널 ‘인천 튜브(@incheon Tube)’의 소개 글이다. 인천에 대한 그

의 자긍심과 애정이 묻어난다.

그는 영화 제작, 공중파 프로그램 등의 다큐 제작을 하고 있다. 서울, 대전, 해외를 수십 년 돌아다니며 콘텐츠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그곳의 매력을 찾는 게 삶인 그가 ‘인천 튜브’를 만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구독자 540여 명, 인기 채널은 아니지만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시민이 만드는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자부심만은 그 누구보다 크다. “인천의 문화와 역사 이야기,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전하고 있습니다. ‘인천 튜브’는 시민들에게 늘 열려 있습니다.”

인천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김성일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