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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굿인이 만난 사람 : 인천청소년자원봉사대회 수상자

2025-12-11 2025년 12월호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일

제29회 인천청소년자원봉사대회


수상자 윤은경 학생


자원봉사가 대학 입시에 반영되던 시절, 두 팔을 걷어붙이고 복지단체와 지역사회 곳곳을 누볐던 많은 학생들. 입시 정책 변화로 봉사가 입시 점수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그 뜨거웠던 열기는 점차 사그라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봉사 현장에 작은 불씨를 더하는 학생들이 있다.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의미 있는 경험을 쌓기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우연한 기회로 봉사를 접했고, 그 경험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인천청소년자원봉사대회에서 성평등가족부 장관상을 받은 윤은경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봉사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울림을 남길 수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자.


글. 윤은혜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경수 포토디렉터



첫 발걸음이 남긴 따뜻함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윤은경 학생. 그녀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유도선수를 꿈꿨어요. 여러 이유로 진로를 포기하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때마침 학교에 봉사단이 만들어졌고 우연한 기회로 들어가 봉사단장까지 하게 됐어요.”

봉사단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봉사활동. 윤은경 학생의 첫 봉사는 저소득 독거노인의 집에 방문해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는 일이었다. 낯설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마주했지만, 어르신은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학생들을 반겨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어르신 댁에 가자마자 집에 있는 과일이랑 간식거리를 죄다 내주시더라”며 “따뜻하고 환하게 반겨주시던 모습이 좋은 기억에 남아 봉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기견 보호소 봉사와 성인 발달장애인 지원 봉사, 한글교육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그녀는 “경험한 활동 모두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각 활동과 만남마다 다른 배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 2~3회 봉사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봉사를 미루고 싶은 날도 있었다.

“오랜 시간 봉사를 지속하다 보니, 오기 힘들 때도 있고 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때도 있어요. 하지만, 한 사회복지사님께서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회원님과 놀고 간다는 생각으로 오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 말은 봉사가 단순히 봉사자와 대상자의 관계가 아닌, 서로 인연을 쌓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나를 위한 봉사, 우리를 위한 변화

자원봉사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묻자, 윤은경 학생은 확고한 눈빛으로 답변했다.

“자원봉사는 남을 위한 행동이기 전에, 나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봉사할수록 대상자들의 에너지와 삶에 대한 태도를 배울 수 있거든요.”

그녀는 회원들과 교류하며 많이 웃고, 정서적으로도 회복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글 교육 봉사를 하며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용자를 볼 때면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스리며 수업에 참여하려는 모습에 깊은 존경심을 느낀다고 한다.

윤은경 학생은 “그분들을 보면 저는 그러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봉사는 남을 돕는 과정이지만,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경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자원봉사가 필요한 이유이자 가장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출발점

인천시와 인천청소년활동진흥센터 등에서는 인천 지역 청소년 자원봉사 및 청소년 활동의 우수사례를 발굴, 시상하고 참여문화를 확산하고자 매년 자원봉사대회를 개최한다. 윤은경 학생 역시 올해 인천청소년자원봉사대회에서 성평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단순히 봉사 시간을 채워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던 그녀는 대회 준비 과정이 그동안의 배움과 경험을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윤은경 학생은 “어떤 봉사든 최선을 다해 임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장관상은 생각도 못했다”며 “꾸준히 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기관 관계자분들,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아준 회원님과 이용인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은경 학생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의 길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봉사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삶의 모습과 그 안에서 배운 진심 어린 관계의 힘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줄 것이다.

그녀는 지역사회에서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또 하나의 출발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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