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아듀 2025 : 인천에서 보내는 연말
김영훈 씨 가족의
인천에서 맞는 7번째 연말
“이제 시작할래요. ‘우리 가족만의 인천 기록 만들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연말만큼 소중한 시간도 드물다.
그 시간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 단위는 다름 아닌 ‘가족’이다.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을 채우는 여백 같은 시기다. 12월의 어느 날, 30대 김영훈·백연수 부부와 여섯 살 딸 채이 양은 그 여백을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의 크리스마스트리 숲에서 채웠다. 인천 시민으로서 일곱 번째 맞는 연말의 추억, 트리 장식보다 더 반짝이는 미소가 숲에 번졌다.
글. 임성훈 본지 편집장 사진. 박성수 포토디렉터

잠시 머물다 가겠지. 7년 전 김영훈 씨가 송도로 발령을 받아 인천에 첫발을 디뎠을 때 김 씨 가족이 공통으로 가졌던 생각이다. 직장 때문에 잠시 인천에 둥지를 틀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도시는 이내 이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집 앞 산책길만 걸어도 바람 냄새가 달랐다.
“막상 살아보니 ‘평생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심이지만 너무 분주하지 않고, 바다와 공원이 가까워서 삶의 리듬이 달라졌어요.”

보물을 담은 고사리 손. 그 손을 감싸는 부모의 손이 가족의 의미를 더해준다.
김 씨 부부는 딸 채이가 처음으로 풍차를 보며 함박웃음을 짓던 순간을 인천에서의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꼽는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갈대 사이 산책로를 걷다 마주한 풍차. 아이는 풍차가 신기했는지 고개를 바짝 젖힌 채 한참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보트를 타며 즐거워하던 아이의 모습 또한 김 씨 부부에게는 인천에서의 베스트 컷이다. 아이에게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동산인 듯했다. 아이의 손을 잡으면 부모도 동심으로 돌아간다.
김 씨 가족이 인천을 사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다다. “피곤하거나 답답한 날이면 버스로 10~15분만 달려도 탁 트인 시야가 펼쳐져 너무 좋아요. 인천은 도시의 편리함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에요.”
신기하게도 인천에서는 집 근처인데도 멀리 여행지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이 많다. 월미도문화의거리, 개항장 등지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산다. 그럴 때면 인천 시민으로서의 자부심도 덩달아 상승한다.

한 해의 끝자락, 크리스마스 트리 숲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인천에서의 삶은 가족의 일상 속 속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 근처 공원을 걷거나 바닷가를 걷다 보면 조급했던 마음이 자연스레 풀어진다. 부부는 이것을 인천이 준 가장 큰 선물이라 말한다.
“삶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어요. 이런 일상의 여유가 인천에서 살기 시작한 뒤 생긴 가장 큰 변화예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요즘, 김 씨 가족에게 특별한 계획이 생겼다. ‘우리 가족만의 인천 기록 만들기’ 프로젝트다. 매년 가족 기념일마다 인천의 다른 바닷가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가 정의 전통으로 삼을 계획이다.
“인천의 바다는 날씨, 시간, 계절에 따라 색과 결이 다 달라요. 그 변화를 한 장 한 장 기록으로 남겨 가족만의 앨범으로 만들 거예요. 추억이 쌓이고 쌓이면 이 도시에서의 삶이 훨씬 특별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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