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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창조성 도둑, 표절

작성자
최린
작성일
2017-02-20
2015년 6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설가 신경숙이 일본 소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었다. 신경숙의 단편 소설 ‘전설(1994)’의 일부가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을 표절했다는 논란이었다.

여기서 표절이란, 문학 작품이나 학술 논문 등 다른 사람이 창작한 저작물의 일부를 베껴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하는 행위를 말한다. 문학 작품의 가장 중요한 생명 중 하나는 독창성일 것이다. 작가 나름의 깨달음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발상과 독특한 표현 방식이 문학 작품의 가치를 결정한다. 따라서 작품을 베끼는 행위는 문학 작품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전설’의 작가 신경숙은 소설의 출판사 창비(예전에는 창작과 비평이었다.)를 통해 표절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두 작품의 일부가 거의 같았으므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그 후 신경숙과 출판사는 입장을 바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성이 없는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계속 뒤를 이었고, 한국사회문제 연구원장은 신경숙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가 신경숙을 고발한 이유는 신경숙이 표절한 작품으로 출판사를 속여 부당 이득을 챙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부당 이득을 챙기기 위해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가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사기 혐의로 신경숙을 고발하려면 신경숙이 출판사를 속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어야 하나, 신경숙과 출판사는 이익을 공유했으므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사회문제 연구원장 현택수의 고발을 들은 소설가 이응준은 현택수의 고발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학의 일은 문학의 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간의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문학 작품은 일반 상품과는 다르므로 표절 문제는 문학계 내부의 자기반성에 맡겨야 한다. 따라서 표절에 대한 검찰 조사는 철회되어야 한다.”라고 하며 현택수의 고발에 대해 반대했고, 이에 대해 현택수는 “문학의 일은 문학의 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문학은 대중의 것이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현택수와 이응준은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표절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면, 좋은 발상이나 표현을 본뜨기 위해서 애써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모방과 표절은 엄연히 다르다. 다른 작품의 내용을 적당히 옮기는 것을 창작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만약 작가가 표절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 진심으로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표절의 죄는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한 이유로 언제든지 고발을 당할 수 있는 죄이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들은 항상 이를 염두하여 두고 자신의 직업이 문화의 생산자라는 사명감을 가지며 언제든지 자신의 작품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17기 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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