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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아이 러브 재팬' 와패니즈에 대하여.

작성자
전윤아
작성일
2017-02-19
어릴 적 즐겨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떠올려 보자. ‘뽀로로’와 같은 국내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유년기를 보낸 현 청장년층과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은 자연스레 ‘세일러문’이나 ‘짱구는 못 말려’ 와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떠올릴 것이다. 애니메이션 이외에도 만화책이나 패션, 유행어로 쓰이는 일본말 등 우리 주변에서 일본에서 유래한 문화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독특한 개성으로 사랑받는 일본 문화는 비단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일찍이 문호를 개방한 일본의 문화는 서방 세계로 급속히 전파되며 일본에 대한 호기심과 환상을 자아냈다. 전 세계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가진 일본의 애니메이션부터 사무라이나 기모노 같은 일본의 전통문화에 이르기까지 일본 문화는 일부 서양인들의 동경 대상이 되었다. 이 일부 서양인들, 즉 일본 문화를 좋아하고 열렬히 지지하는 서양인을 ‘와패니즈’라 한다. 오늘 이 기사에서 이 ‘와패니즈’ 가 무엇이고, 이 와패니즈가 갖는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와패니즈(Wapanese)는 ‘일본의’라는 뜻의 영어단어 ‘Japanese’와 ‘되고 싶다’,‘백인’의 ‘Wannabe’, ‘White’의 합성어이다. 이 와패니즈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재패노필리아’는 19세기 일본 사람과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서양인을 칭하는 단어인데, 이를 통해 일본 문화가 일찍이 서양의 주목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던 중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게 된 사건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경제 발전 행적이다. 패권 국가 미국에 도전한 유례없는 동양 국가, 그리고 80년대 세계 최대 채권국이라는 이력은 서양인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런 일본의 원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원동력이 숨겨져 있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서적이 서양 세계를 뒤덮었다. 와패니즈는 바로 여기서 탄생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급속도로 부는 일본 열풍과 더불어 60년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한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은 전 세계 많은 일본 문화 팬층을 일구어냈다.

역사적으로 따졌을 땐 그저 일본 문화를 동경하는 서양인에 불과한 와패니즈. 하지만 와패니즈는 2000년대 들어 일본 문화에 이성을 잃은 서양인을 비꼬는 어감이 더해졌다. 바로 일부 와패니즈들의 극단적인 일본 찬양 때문. 극단적 와패니즈들은 일본의 역사적 만행과 전범 국가에 대한 외교적 태만 행위를 옹호할 뿐만 아니라, 극단적으로 자기 나라의 문화보다 일본의 문화가 더 우월하다는 문화 사대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이 현상의 원인으로는 무비판적인 일본 문화에 대한 수용과 부족한 역사의식이 꼽힌다. 실제로 와패니즈의 주요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세대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과 시간적 거리가 멀고, 북미권의 경우 세계사는 선택 과목이라 일본의 만행을 제대로 배우고 생각해볼 기회도 많지 않다. 그래서 일본 문화에 드러나는 우익적 표현이나 과거에 대한 미화나 왜곡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일본 우익 세력까지 전부 지지해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국가와 그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지나친 옹호와 지지는 눈앞에 놓인 잘못된 점을 간과할 수 있고,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못한 역사적 치부는 그것이 다시 반복되는 결과를 낳는다. 와패니즈에 대한 문제는 비단 일본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를 대할 때도 조건 없는 수용과 옹호가 아닌, 비판적인 사고로 문화를 바라보고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17기 전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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