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핼러윈데이 때는 코로나 19 때문에 모이지 못했어요. 올해는 친구들과 밤새 즐겨보려 합니다.”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앞둔 지난 29일과 3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는 쏟아져나온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이태원, 홍대처럼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지역들은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 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31일 “방영 수칙을 위반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음에도 ‘보복 핼러윈’ 분위기를 잠재우지 못했다.
핼러윈을 즐기는 분위기는 ‘불금’인 29일 밤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저녁 9시를 넘기자 이태원세계음식거리에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부터 스파이더맨, 해리포터, 블랙 팬서 등으로 분장을 마친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시내 양쪽에 늘어선 식당에서 커다란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며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각양각색 인파가 지하철역 출구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식당에서는 ‘오징어 게임’ 진행요원으로 꾸민 종업원들이 손님을 응대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골목 한쪽으로 접어들면 방역 수칙은 무너졌다.
손님들은 밀집된 테이블에 옹기종기 나눠 앉아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가게 앞에선 줄지어 마스크를내리고 흡연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얼굴에 분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좁은 골목까지 사람들이 꽉 찬 가운데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행인들과 섞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 모씨(31)는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으니 괜찮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는 주말 동안 이태원 일대에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를 단속했지만 역부족이었다.
4인 이상 모인 테이블에 백신 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거나 업주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식이었다. 경찰은 영업마감 제한 시간인 22시가 지나자 호루라기를 불며 시민들에게 귀가를 요청했다.
현장에는 경찰 기동대 등 총 230여 명이 계도에 동원되었다. 이태원뿐만아니라 홍대, 강남 등 주요 유흥가에 배치된 경찰은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준수 여부, 출입자 명부 작성 실태 등을 살피는 작업에 나섰다.
성윤섭 용산구보건소 식품위생 팀장은 “제한 인원을 지키는지, 출입명부를 잘 기록하는지 위주로 점검하고 있다.”며 “제한 시간을넘긴 후에도 영업을 이어가는 곳에는 업주와 이용자들을 고발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뿐만 아니라 화창한 주말 날씨에 전국 각지 유명 산, 도심 유원지, 축제장에도 나들이객이 몰렸다.
오색 단풍으로 물든 충북 속리산과 월악산에는 각각 9000명, 7000명이넘는 등산객 발길이 이어졌다. 설악산 국립공원에는 직전 주말에만 5만5000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단계적 일상회복 첫 단계가 시행되기 전부터 이 같은 ‘보복 소비, 보복모임, 보복 여행’이 시작되면서 일각에서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19 하루 확진자가 지난 달 27일 이후 나흘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에는 5000명대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061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서울 756명, 경기 700명, 인천 157명으로수도권이 78.6%(1613명)에 달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주보다 확진자가 30% 가까이 증가했다”며 “면역도가 떨어지는 60대이상 고령층과 접종을 하지 못하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연령층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여전히 30% 정도 미접종 인구가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개편 이후 하루 확진자가 5000명대로 폭증한 싱가포르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해 선제적으로3차, 4차 부스터 샷을 적극 추진하지 않으면 앞으로 확진자가 5000명대를 넘어 1만 명대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첫 단계는 1일 오전 5시에 시작된다. 수도권은 10명까지,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식당 및 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참고한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2&oid=009&aid=0004872278)
“이러다 큰일나겠네”… 이태원 곳곳서 노마스크 핼러윈 파티_매일경제 문가영 기자, 박홍주 기자, 고보현 기자, 김시균기자
21기 기자 이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