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을 보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어렸을 때 키우던 장수풍뎅이가 죽은 뒤, 자연으로 돌아가 편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 앞 화단에 묻어준 기억이 있다. 많은 이들이 동물이 죽으면 흙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당연한 순리이자 마지막 배려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이러한 임의 매장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며 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식 변화가 촉구되고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해왔던 방식은 사실 여러 위험성을 안고 있다. 동물 사체를 산이나 들, 심지어 개인 소유의 땅에 묻는 행위조차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 오염과 보건 위생 문제다. 사체가 흙 속에서 부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각종 세균이나 전염성 질병이 주변 생태계로 퍼질 위험이 크다. 또한 얕게 묻힌 사체를 다른 야생 동물이 파헤치면서 발생하는 2차 피해와 악취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동물병원 밖에서 죽음을 맞이한 반려동물의 사체는 ‘생활 폐기물’로 분류된다. 따라서 무단으로 매장할 경우 불법 투기로 간주되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합법적인 처리 방법으로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기, 동물병원에 처리를 위탁해 의료 폐기물로 소각하기, 정부의 정식 허가를 받은 동물 장묘 시설을 이용하기 등 세 가지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도 존재한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은 보호자에게 큰 심리적 저항감과 죄책감을 준다. 반면 전문 장묘 시설을 이용하자니 수십만 원의 높은 비용이 발생하여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여전히 불법 매장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히 개인의 준법정신 부족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저렴한 공공 장묘 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각적인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제는 동물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만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는 시대이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개인의 슬픔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맞이할 때 무거운 책임감이 필요하듯, 떠나보내는 마지막 순간 역시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