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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인간이 아닌 신의 삶

작성자
이여준
작성일
2017-05-24
‘쿠마리’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쿠마리는 네팔에서 살아있는 여신이라 칭해지는 여자 아이를 뜻합니다. 21세기인데도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1918년부터 네팔에서는 쿠마리를 사원에 모셔다놓고 숭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쿠마리 선발 방법
쿠마리는 3~8세 초경 전의 여아를 선발합니다. 쿠마리가 갖추어야 할 32개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여 1차 심사를 통과하면 빛이 없는 방에서 소, 돼지, 양, 닭 등의 머리를 놓아둔 채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이때, 무서워서 울거나 소리를 지르면 곧바로 탈락입니다.
“몸에 상처나 병, 반점이 없고 치아가 가지런하며 머리카락과 눈동자는 검고 몸은 보리수와 같아야 한다. 몸에 냄새가 나지 않아야하고, 겁이 없어야 한다. -쿠마리 선발의 32개 기준 중-”

-쿠마리의 규칙
쿠마리는 살아있는 여신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사회와 격리됩니다. 왕실 사원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쿠마리의 친모 외에는 그 누구도 쿠마리의 몸을 건드릴 수 없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쿠마리는 직접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습니다. 의사 전달이 필요할 때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물우물 거리는 것만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합니다. 밖으로 나가야 할 때도 쿠마리의 발이 땅에 닿으면 안 됨으로 엄마에게 업혀서 이동을 합니다.

-무슨 일을 하나?
쿠마리는 살아있는 여신으로서 사람들에게 숭배 받으며 신성한 예언자가 됩니다. 하루가 시작되면 쿠마리는 신이 갖추어야 할 복장과 뿌짜(종교 의식)을 마치고 나서야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쿠마리는 사람들이 오면 가만히 앉아 있다가 티카를 붙여줍니다. 이때, 쿠마리가 크게 웃거나 커다란 리액션을 보이면 불길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쿠마리가 끝난 소녀의 삶
월경을 시작하거나 이빨이 빠지게 되면 불결하다고 여겨져 쿠마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쿠마리를 그만 둔 아이는 다시 일반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완전하게 또래와 적응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거나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게다가 멀지 않은 과거에는 혼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즉, 쿠마리였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와 격리 된 채 평생을 살아가야 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과거보다 쿠마리를 그만 둔 소녀의 삶이 조금은 더 나아졌긴 하지만 여전히 쿠마리는 친구들처럼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 VS 하나의 문화
쿠마리에 대해서 2가지의 입장이 존재합니다. 첫번째 입장은 쿠마리는 아동 학대라는 것입니다. 쿠마리가 되면 말도 하지 못하고, 앉아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동 학대와 다를바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와 상반 되는 입장은 쿠마리는 네팔의 문화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쿠마리는 단지 네팔의 문화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쿠마리도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는 주장입니다. 필자는 한창 친구와 뛰어다니면서 놀아야 할 나이에 방 안에 앉아만 있고,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동 학대로 분류된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이후 인권유린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마리는 아동 학대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쿠마리는 사라져야 할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17기 이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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