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노래를 듣고 난 후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 귓속에 맴돌아 다른 일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생각이 나서 괴로운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라는 책에서 노래의 일부분이 계속 맴도는 현상을 ‘귀벌레(earworm)’라고 정의했다. 이 ‘귀벌레’ 현상은 어떤 노래를 듣고 난 후 그것이 계속 귓가의 맴도는 현상, 즉 뇌 안쪽 깊숙한 곳에서 마치 반복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계속해서 노래가 되풀이되는 경험을 말한다.
미국의 한 심리 학회는 귀벌레 현상을 만드는 노래를 조사해 그 노래들에서 공통되는 점을 찾아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조사에 따르면 박자가 빠르고, 단순하고 쉽게 기억되는 멜로디를 갖췄으며 같은 음을 반복하거나 특정 간격을 두는 것이 노래의 공통점에 해당됐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다음소프트가 2010년부터 4년에 걸쳐 블로그 7억 1천 333만 640건과 SNS 75억 1천 117만 7천 884건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노래 ‘링딩동’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는 이유로 6천 66회 언급됐다고 한다. 후렴구 ‘I am your man’으로 유명한 SS501의 ‘U R Man’은 3천 36회 언급되어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쏘리쏘리’, ‘오빠차’, ‘오로나민씨(CF)’, ‘la송’ 등이 소개됐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 또는 완벽한 집중을 요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 귀벌레는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일 것이다. 집중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한 취업 준비생은 ‘대한정신건강의학회’ 홈페이지에 귀벌레 현상 때문에 자꾸 힘든데 정신 병원 진료 기록이 남을까 봐 두려워 내원을 고민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번 중독되면 해어 나오기 어려운 귀벌레, 그렇다면 이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귀벌레 퇴치를 위해 껌을 씹는 것을 권한다. 레딩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 연구진들에 따르면 인기 있는 노래 즉, 귀벌레 유발 노래를 들은 후 한 그룹은 껌을 씹게 하고, 다른 그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껌을 씹지 않고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그룹이 더 많은 귀벌레 현상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숭실대학교의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파도소리나 폭포소리 또는 시냇물이 흘러가는 소리, 풀벌레가 우는소리 나 바람이 부는 소리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리를 듣는 것 역시 귀벌레 현상 해소에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자연의 소리를 다른 말로 ‘백색소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백색소음은 대개 50~70dB(데시벨) 정도인데, 이 정도의 소음은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여준다. 실제 백색소음 듣기 실험 결과 집중력은 약 40%, 기억력은 약 15% 정도 올라갔으며 오히려 같은 량을 학습할 때 시간이 10% 정도 줄었고, 이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약 25% 줄여주는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껌을 씹거나 백색소음을 이용해서 귀벌레를 퇴치하는 방법도 좋지만 시험 기간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지나친 반복이나 빠른 박자 등과 같이 귀벌레 현상을 잘 불러일으키는 공통적인 특성을 지닌 것은 피하고 차분한 노래를 들으며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 네이버 홍길동 블로그, 네이버 치과정보 블로그,
네이버 참샘지기 블로그
17기 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