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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공공미술품, 어디까지 정도를 지켜야 할까?

작성자
유정훈
작성일
2021-06-19

인천에서 “큰 공원” 하면 떠오르는 공원이 인천대공원, 중앙공원 그리고 송도 센트럴파크가 있습니다.

큰 호수와 이곳저곳 둘러보기 좋아 관광명소로도 이름이 난 센트럴파크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있는데 그중 오줌싸개 동상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흔히 “오줌싸개 동상”하면 보통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그 동상을 떠올리곤 합니다만 송도 센트럴파크에도 오줌싸개 동상이 있습니다.

이 동상은 2011년에 설치된 ‘갯벌 오줌싸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바지를 벗은 남자아이 동상 3명이 강가 쪽으로 소변을 누는 모습이 분수 형태로 표현된 작품으로, 조형물을 만든 작가 김영걸 씨는 과거 송도 일대 갯벌에서 조개를 잡으러 돌아다니던 아이들이 화장실에 갈 수 없어 갯벌 한가운데서 오줌싸기 시합을 하며 놀았던 추억을 되살리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흔히들 오줌싸개 동상하면 아 그냥 예술작품, 조형물이구나 하고 지나가던 분위기였으나 이 송도에 있는 동상은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바지를 벗고 성기를 드러낸 모습이 불쾌하다. 남자아이가 소변보는 동상이 왜 필요하냐”라며 이 동상에 대해 한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것인데요.

또, 송도 온라인 커뮤니티 ‘올 댓 송도’에서도 이달 초 “센트럴파크 오줌싸는 동상에 대해 반대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초등학생 아들이 언젠가부터 이 동상을 부끄러워하고, 데이트하던 연인들도 상세한 모습에 놀라더라"며 "동상이 세워진 10년 전과 달리 지금 ( 사회적 분위기로는 ) 이 동상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노상 방뇨를 묘사한 시대의 향수는 인천의 역사와 상관도 없어 보이고 센트럴파크가 가진 이미지와 어울리지도 않는다"면서 "다른 상징성 있는 예술 작품으로 바뀌었으면 한다"라며 덧붙였습니다.

이번 민원을 통해 “공공미술품의 주제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라는 논쟁으로 번져 많은 시민의 관심으로 이틀 만에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에 한 미술학 전공자인 문 모 씨는 “예술로써 바라보면 문제 될 것은 없지만, 공원이라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작품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거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논쟁이 벌어진 것은 송도만의 이야기는 아닌데요.

2017년 9월 서울특별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에 ‘소변보는 아동’을 형상화한 음수대가 등장했다가 일부 시민들의 지적으로 몰매를 맞고 철거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같은 해 10월 풍기인삼으로 유명한 경북 영주시에서 풍기인삼축제 행사장에 5m 안팎의 대형 인삼 조형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남성 성기를 형상화해 해당 부분이 철거된 바 있습니다.

이번 센트럴 파크 오줌싸개 동상에 관련한 논쟁으로 “익살스럽고 재미있다”, ”예술은 예술일 뿐 작품에 대한 획일화 된 평가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견해와 “아무리 그래도 엄연한 공공장소인 공원에서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라는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송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인 윤모 씨도 “관광명소로 잘 알려진 벨기에 오줌싸개 동상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면서 “작품에 대한 해석은 자유지만, 그 자체를 부정하고 철거하려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동영 한양대 응용미술학과 교수는 “시대에 따라 예술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지고 변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표현의 방법에 따라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처럼 다양한 감상평이 나오는 것도 예술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동상의 경우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이용객의 눈에 띄는 곳에 부가적인 설명문이 있으면 거부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공원 같은 공공장소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이 감상을 통해 느낀 모든 시민의 견해는 마땅히 존중받아야만 합니다.

이 조형물을 불편해하는 시민이 분명히 있음으로 당국은 대립하는 의견을 잘 따져보고 이에 대한 마땅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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