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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음반, 패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로 생각해보는 공동체 속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

작성자
안다경
작성일
2022-11-29

완벽한 선과 악이란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불완전한 선으로 인해 피해 입은 사람들은 누가 보듬어 주어야 하는가? 인간이란 존재는 불완전하기에 서로를 위하는 듯 보이면서도 은근히 못된 점을 하나씩 찾아내려 애쓰기 마련이다. 서로를 향한 위선이 판치는 공동체 속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박완서의 장편소설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는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준다.

이 책은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외갓집에서 지내던 수지가 자신의 동생 오목을 피난길에서 은근히 잃어버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쟁이 끝나고 중산층으로 살던 수지는 고아원에서 오목을 찾게 되지만, 증거가없다며 스스로를 합리화 해 자신이 오목의 언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이후 수지는 부유한 남자와 결혼하여 삶을 꾸리고 오목은 고아원 동기인 일환과 결혼하여 둘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 10년 뒤, 결핵과 힘든 삶으로 인해 지친 오목과 수지가 다시 재회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 수지는 오목에게 사실을 고백하려 하지만 오목은 되려 수지에게 그녀를 미워했던 자신의 잘못만을 고백하고는 죽게 되고 수지는 죽은 오목의 옆에서 참회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중산층이 늘어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물질과 안정적인 삶 앞에서 무너지는 공동체 의식과 인간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는 전쟁 중 자신의 것을 양보하던 것에 지친 수지가 피난길에서 오목의 손을 고의적으로 놓친 부분과 오빠 수철이가 오목이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오목이를 외면하는 부분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비극이라는 표면적 주제를 알 수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족의 의미마저 해체하는 이기적이고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중산층에 대한 비판이라는 이면적 주제를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개인적인 이기심과 양심 간의 갈등을 통한 가족 공동체의 혼란을 봄으로써 가족 공동체 안의 문제를 파악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본 공동체 구성원사이의 바람직한 관계는 서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지와 수철이 오목이에게 일찍이 솔직해져 자신들이 오목이의 친남매라는 것을 밝혔더라면 오목이는 지금보다는 덜 고통 받았을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가살아가는 현대 사회에도 적용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에게 도움되지 않는 거짓말을 늘린다면 그는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 감당할 수 없이 커진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솔직한 태도로 서로를 대하게 된다면 이 작품에 나온 이기적인 공동체 관계가 아닌 서로를 보듬어주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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