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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야기

너와 나, 공감하는 우리

작성자
최린
2014년 4월 16일, 인천항을 떠나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부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193명을 포함한 304명의 승객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국민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에 공감하며 전국 각지에 차려진 분향소에는 200만 명이 넘는 조문객이 다녀갔다. 그들은 희생자와 유족의 고통을 자신의 일로 여기며 희생자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모든 국민들이 유족의 고통에 공감한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최고 위원인 정몽준의 막내아들인 정예선 군을 비롯한 몇몇 대학교수들이 SNS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비이성적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보고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은 이성이 있기 때문에 동물과 구별된다. 하지만 이 사건을 보면 공감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이성이 어떤 한계를 지니는지, 얼아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 깨닫게 한다. -한국일보 기사 참조

이처럼 동물과 구별되는 능력 중 하나인 공감능력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바로 거울신경세포 덕분이다. 1996년 이탈리아에서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자신이 직접 그 행동을 할 때처럼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신경세포 덕분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자기 마음과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다. 거울신경세포는 성장 환경에 따라 활성화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공감 교육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공감 교육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잘 이뤄지지 못하는 4가지 이유 중 첫 번째는 늘어난 맞벌이 가정이다. 자녀와 정서적으로 교감할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생각에만 충실하고 상대의 감정에 무관심한 부모들이 증가하면서 자녀들도 타인의 고통에 둔감해지는 상황을 이유로 들 수 있다. 그다음으로, 인성 교육이 없는 학교 교육도 하나의 이유이다. 바람직한 교육은 지식, 정서를 함께 발달시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의 교육이어서 학업 성적만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어 많은 학생들이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며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경쟁이 심한 사회 환경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일자리가 부족해 다른 나라들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대다수가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이 약자나 패자와 동일시되기를 꺼린다. 이런 현실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학교는 학업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공감 교육이 잘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도덕성이 강한 사람이 많아져 사회 정의가 바로 서서 사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므로, 공감 교육은 행복 증진에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나 자신과 너, 더불어 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면 공감 교육을 잘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일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들의 공감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부모가 다정하게 교감하는 모습(기쁜 일이 있으면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같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도움뿐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봉사 활동이나 문화 예술을 통해 학생이 자존감을 기르고 타인을 존중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데 문화예술 활동이나 스포츠, 동아리, 봉사활동은 각각 다르게 인성 교육에 기여한다.

문화예술 활동은 학생들의 감정을 다스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하며, 스포츠 활동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르게 해주고, 동아리 활동에서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익힐 수 있다. 봉사 활동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몸에 배게 한다.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나 봉사 활동으로 공감 능력을 기르기 위한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덴마크를 예로 들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모든 6~8학년 학생들이 매주 2.5시간~3시간씩 문화예술 수업을 받도록 법으로 정했다. 영국 학생들은 봉사 활동이 일상화되어있다. 우리나라처럼 점수를 따기 위해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조차 봉사 활동을 거르지 않는다. 덴마크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부터 '공감 능력 키우기(empathy-building) 수업'을 들으며 공감 능력을 기른다.

다른 나라처럼 우리나라도 공감 교육을 더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이다. 부모님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손수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학교에서도 공감 교육을 추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가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고 그 사람의 고민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사진 출처: 하루 약속 블로그(덴마크의 행복 지수와 공감능력 수업),
서울신문(세월호 유족, 정몽준 아들 고소)
17기 최린 기자
작성일
2017-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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