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재미있는 과학

토종 씨앗과 식량 주권

작성자
최린
작성일
2017-02-19
토종 씨앗이란 무엇일까? 농부들이 오랫동안 작물을 재배하여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잘 적응한 작물의 씨를 말한다. 토종 씨앗은 되풀이하여 심었을 경우에도 수확량이 줄지 않고 품질도 그대로이다. 하지만 토종 씨앗으로 인하여 길러낸 작물보다 외국에서 수입해서 온 작물의 수확량이 더 많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농부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토종 씨앗 대신 외국의 씨앗을 사들인다. 많은 농부들이 토종 씨앗 대신 외국의 씨앗을 선택하게 되면 점점 토종 씨앗은 사라지게 되고 어느새 흔적을 감춰 찾기 어려워져 버린다. 대표적인 예로는 밀과 딸기를 들 수 있다.

미국산 밀은 낱알이 많이 달리지만 잘 쓰러진다. 우리 밀인 앉은뱅이 밀은 소출은 적지만 키가 작고 줄기가 굵어 잘 쓰러지지 않는다. 잘 쓰러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미국산 밀이 더 수확량이 많아 이익이 크기 때문에 앉은뱅이 밀보다는 미국산 밀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밀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토종 밀의 소비량은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딸기는 일본 종자를 많이 수입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딸기 농사를 짓기 위해 해마다 거액의 돈을 일본에 지불하고 있다. 심지어 유전자를 조작해 씨앗이 싹트지 못하도록 하는 불임 기술을 개발한 몬산토가 있어서 해마다 거액의 돈을 지불하며 씨앗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토종 씨앗은 해마다 200여 종이 넘게 사라지고 있다. 토종 씨앗 전문가 안완식 박사는 토종 씨앗을 수집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1985년 토종 씨앗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8년 후 예전에 토종 씨앗을 수집했던 지역을 다시 찾아가 보니 75%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우리는 역사를 함께하고 해마다 변화하는 기후와 풍토를 같이 견뎌준 토종 씨앗을 보존해야 한다. 더 이상 토종 씨앗이 사라지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토종 씨앗을 모아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종자은행을 운영해야 한다. 대표적인 종자은행으로 농업 진흥청 국립 농업 유전자원 센터가 있다. 이 곳에서는 토종 식물과 미생물, 가축 등 약 26만 8000점의 토종 유전자원(세계 6위)을 확보하여 관리 하고 있다. 이 종자은행 말고도 더 많은 종자은행을 운영해야 토종 씨앗을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씨앗이 기후변화에 적응한 새로운 유전자를 갖추려면 종자은행에 씨앗을 보관해두는 것보다는 실제로 재배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2005년 전국 여성농민회가 씨받이밭을 만들어 얻은 토종 씨앗을 나눠 주는 사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민간단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토종 씨앗을 실제로 재배하는 농가들은 많지 않다. 토종 씨앗 전문가들은 정부가 토종 씨앗을 재배하는 농가를 지정해 대를 물려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얘기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역할 일 것이다. 아무리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농부들이 힘써서 토종 씨앗을 심어 작물을 길러낸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소비가 없다면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어져 토종 씨앗을 지키기 어렵다. 개량종에 길들여진 우리 입맛은 토종 농산물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수확량이 적어 값이 비싼 단점도 있지만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 토종 농산물을 많이 찾을수록 건강도 지키고, 우리 농업도 지킬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지금이 바로 모두의 노력으로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잊지 말자.



17기 최린 기자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청소년정책과
  • 문의처 032-440-2923
  • 최종업데이트 2023-08-23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