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기초생활보조금을 받아가며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언론에 비춰졌다. 바로 봉오동전투의 총 사령관이었던 최진동 장군의 손녀 최정선 씨 이다. 그런데 지난 16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최정선 할머님과 그 동생 최금자 할머님을 모시고 대화하며, 최진동장군을 떠올리는 행사가 있어 참여하게 되었다. 필자가 그 곳에서 할머님들에게 들은 바로는 이렇게 얘기가 되었다.
-최진동 장군의 역할
최진동 장군은 봉오동전투의 사령관을 맡았으며, 홍범도, 김좌진 장군과 함께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 외에도 후에 온건파 독립운동가(재정적인 지원같이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독립운동가)로 변화해 봉오동 일대의 땅에서 농사를 지어 그 부근 독립군의 식량을 지원 했다. 그 외에도 직접 독립군을 모집하기도 하며 대한민국 독립에 크게 힘쓰신 분이다.
-지금은 잊힌 독립운동가
같이 봉오동 전투에 참전 했던 홍범도, 김좌진 장군은 현재도 잘 알려져 있고, 후손 분들 또한 그 업적에 걸맞게 아주 잘 살고 계신다. 그러나 최진동장군은 최근 기사가 나기 전까진 한 번도 알지 못했고, 약산 김원봉 선생처럼 한번 들어볼까 말까 한 인물 이었다. 여기서 최금자 할머님의 말을 빌리자면 해방 후 최진동의 가족들은 땅이 많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친일파 지주자식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이 땅에서 쫓겨나 2000년대 중반 까지 중국에 사시다가 최근 한국에 들어오신 것이었다. 그러나 그 마저도 기초생활보조금을 받으시며 살아가신다.
-친일파의 후손보다 못사는 독립유공자의 후손
최금자 할머님은 또 돈이 없어서 할아버지를 알리지 못하는 것이 매우 통한스럽다고 말하셨다. 영화 ‘암살’에서 봤듯이 반민특위가 친일파를 제대로 잡아들이지 못하여 친일파의 후손이 나라를 구한 독립유공자의 후손보다 더 잘사는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화가 지속될수록 필자의 분노는 계속 끓어올랐다. 그러나 한 질문에 대해 대답하신 말에서 필자는 죄송스러움이 더 커졌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할머님들이 매우 기뻐하며 ‘이 나라에서 밥 빌어먹을 수 있게 해서 매우 고맙고, 감사하다’라는 대답에서 모두가 숙연해졌다. 현행법 상 독립유공자의 후손 중 한분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법 때문에 할머님의 삼촌만이 돈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돈을 여러 후손이 나누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상정되었다고 한다. 하루 빨리 법안이 개정되어, 다른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의 후손 분들 또한 더 나은 삶, 그리고 나라를 구한 것에 정당한 삶을 사셨으면 한다.
15기 김준형 기자
사진 출처 : 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