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길을 걷고 나 혼자 밥을 먹고! 요즘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나 혼자서도 하는 ‘마이웨이’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실제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일컫는 단어인 ‘혼밥족’은 신조어로 등록되기도 했는데요. 친구 챙길 필요 없고, 시간 맞출 필요도 없어 훨씬 편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아무리 보고 싶은 영화가 있더라도 일행 없이는 못 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혼자 다니는 것을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친구가 없어 보일까 봐 못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사람들은 솔로 플레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 학생들이 혼자 활동하는 사람들, 이하 솔로 플레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어떤지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13~24세 남, 여학생 60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신경 써 본 적 없다가 53%로 1위를 했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가 37.9%로 2위를 했습니다. 마지막 친구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는 9.1%로 꽤나 많은 비율을 차지했는데, ‘대부분 친구들이랑 오는 곳인데, 혼자 와서 불쌍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이 설문조사에 참여해준 학생들은 ‘혼자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이 난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답답하다’, ‘솔플 해본 적 있는데 보는 시선이 별로다. 외국은 진짜 안 그러던데.’, ‘혼자 다니는 거 좋아하고 그런 사람들 부러워요’ 등 여러 가지 의견을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화장실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혼밥족 대학생’에 대한 게시글에는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진짜 안타깝다. 이해 안 된다.’라는 댓글과 ‘혼자 먹는 게 두려울 수도 있는 건데 난 이해 안 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라는 댓글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역시 설문조사와 비슷한 결과였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던 것은 바로 솔로 플레이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도, 모두가 신경 쓰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혼자 활동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신경을 쓰지만 그 옆의 혼자 잘 활동하는 다른 어떤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경 쓰는 사람이 반이나 해당하며 그들은 그 자신이 솔로 플레이를 하는 것도 불편하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솔로 플레이를 불편해하는 것(이하 반혼밥족)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의 경우 일행을 구하지 못하면 보고 싶은 영화를 포기하고, 먹고 싶던 파스타를 포기하고, 사고 싶던 옷을 미루는 등 생활 속 불편함이 이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혼밥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몇몇 사람들은 솔로 플레이를 불편해하는 반혼밥족이 집단 문화에 길들여지고 남을 평가하는 문화를 가진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문제이며, 따라서 남을 평가하는 것을 멈춘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구글에 'Eating alone'을 검색해보자 ‘혼자 밥 먹는 게 편했던 적이 없다’, ‘레스토랑에서 혼자 밥 먹는 법’, ‘혼자 저녁 먹는 팁’ 과 같은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 혼밥족은 한국 문화가 만들어낸 문제가 아니며, 따라서 평가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혼밥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요?
병원에서는 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 노출 요법을 사용합니다. 환자에게 공포의 대상을 반복해서 노출시키고 접근시킴으로서 대상이 위험하지 않음을 확인시키고, 공포를 완화시키는 방법인데요.
요즘 한국에서도 솔로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공포증을 치료하는 노출요법처럼 솔로 플레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솔로 플레이를 당당히 알리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솔로 플레이를 두려워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반혼밥족에게 용기를 주고 인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솔로 플레이를 즐겨 하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처음이 어렵지 하다 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어디든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기사가 반혼밥족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혼자 밥, 가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