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 도착하는 택배?, 너무나 친절한 택배원?, 배송비도 높지 않다? 듣기만 해도 최적의 서비스를 갖춘 이 배송산업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쿠팡맨, 로켓배송’입니다. 빠른 배송과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은 국내 전자상거래기업 최초로 택배회사에 배송을 맡기지 않고 자체 배송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2014년 3월부터 시행된, ‘쿠팡맨, 로켓배송’입니다.
(사진1)
빠른 입소문과 편리함으로 급부상하게 된 ‘쿠팡맨’ 서비스, 사실 하루하루가 바쁜 우리에겐 이 서비스가 슈퍼맨처럼 느껴집니다. ‘슈퍼’가 직접 오고, ‘슈퍼맨’처럼 빠른 서비스, 그리고 항상 웃는 그 얼굴은 지친 우리에게 힘을 주는 슈퍼맨 같습니다.
그러나 쿠팡맨이 정말 우리의 슈퍼맨일까요? 사실 쿠팡맨은 국내 서비스 산업의 감정 노동 착취와 불안정한 노동 환경의 특성을 담고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최근 쿠팡에서는 초반에 입사한 ‘쿠팡맨’ 200명 중 60명을 전환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전환 평가에서는 배송과정의 본인 실수에 대한 양적 평가와 인성, 직업의식에 관한 정적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중 주목할 부분은 바로 인성과 직업의식에 관한 평가입니다. 너무나 친절한 ‘쿠팡맨’은 입사 과정에서도 ‘인성’항목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후기로, 직접 사진을 찍어 문자를 하거나, 택배에 짧은 안부 글이나 작은 선물을 남기고 가는 등 이 친절한 쿠팡맨이 과연 지불한 돈만큼을 넘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또한 하루 만에 오고 일정 가격이상이면 무료 배송인 이 서비스가 과연 쿠팡에게 어떤 이윤을 주는지도 의문이 듭니다. 돈은 생산되지 않지만 서비스는 과도하게, 특히 감정노동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는 이 서비스는 불안정한 노동환경(비정규직)에서의 노동착취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또한 국내 서비스 산업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과도한 서비스의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이처럼 ‘쿠팡맨’은 사실 슈퍼맨같이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과 이득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국내 서비스 산업의 실황과 폐해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의 서비스를 과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서로의 서비스를 착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15기 도은영 기자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