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학생부 기재 내용 천차만별!
201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수험생 10명 중 6명이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교육부와 대교협의 발표에 따르면, 2017학년도 대입 선발 인원 355,745명 중 210,339명(59.99%)의 합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달렸다. 이처럼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면서 학생부 기재 내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관리나 기재 내용의 충실성이 학교별로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교사가 학생에게 서술식 항목에 기재될 내용을 스스로 작성해 오게 하는 일명 ‘셀프(self) 학생부’ 관행도 여전한 것 같다. 연말이 되면 학생의 진로희망, 독서활동, 수상내역 등을 제출하게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담임 선생님이 학생부에 기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으며, 허위 사실을 제출할 수도 있다. 물론 담임 선생님이 학생의 제출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사실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학생의 교육활동을 상세하게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30여명에 이르는 학급 학생들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기록하기에는 무척 힘들어 보인다.
특히 학생부의 기록 내용이 학생의 활동만이 아니라 담임 선생님의 열정과 성실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자신이 어떤 담임 선생님을 만나는가에 따라서 학생부에 기록되는 내용의 양과 질에 큰 차이가 있고, 이것이 대학 입시의 당락에 크게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점은 계속 지적되는 문제점이다.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면서 기록되는 양은 일정부분 평준화되어 간다고 하지만, 질적인 부분은 학교별로 여전히 차이가 크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기자가 생활하고 있는 계양과 부평지역의 몇몇 고등학교만 비교해 보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학교는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입력하도록 권장하되 3등급 이상 학생들은 모두 입력해 준다고 하였다. 그리고 예체능 과목도 우수 등급을 받은 학생은 모두 특기사항을 입력해 준다는 학교도 있었다. 반면에 어떤 학교들은 여전히 1등급 학생들만 입력해 준다고 하였다.
독서활동상황도 겨울방학동안 언제까지 제출하되,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과목, 영역, 공통으로 구분하여 써오도록 하는 학교가 있었다. 반면에 어떤 학교는 학생들이 독서기록장을 가져와서 학생부에 써주기를 요구하는 경우에만 기록해 준다는 학교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비교과활동에서 학교별 차이가 크게 나타나며, 이것은 대학 합격이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어떤 학교는 50개가 넘는 자율동아리가 있고 연말에 동아리발표대회를 갖는 반면에, 어떤 학교는 창체동아리 이외에는 이렇다 할 자율동아리가 없는 학교도 있었다. 또한 100여 종류에 달하는 교내대회를 개최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학생들에게 상을 주려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몇몇 경시대회 중심의 교내대회가 고작인 학교도 있었다. 201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이들 학교간의 상위권 대학 합격자 수도 당연히 차이가 컸다.
자율동아리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하고 지도교사를 초빙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학생들이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도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역할이라는 점도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을 관찰한 선생님이 평가하고 판단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기재 내용은 오로지 선생님의 몫이다. 따라서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생활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적극적인 활동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여기에 더해서 학교와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참여 공간과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학생들도 참여 가능한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16기 박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