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구의 명칭, 이상하지 않나요?
인천 구도심 주변을 다니다 보면 문득 이상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 인천 도서지역을 제외하면 제일 서쪽인 지역의 이름이 중구, 동구, 남구이고 북쪽에 서구가 있으니 말이다. 지역 이름이 이렇게 뒤죽박죽이 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천의 도시 발달 과정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근대에 들어와 인천은 문호개방과 통상의 구심점이 되었다. 1882년 한미수호통상조약이 화도진에서 체결되었고, 이어 한영수호통상조약과 한독수호통상조약도 이곳에서 체결되었다. 제물포라는 작은 어촌포구에 지나지 않았던 인천은 서양의 근대문물을 수입하는 선봉으로, 수도의 관문으로의 역할 변화가 요구되었다.
1895년 23부제 실시에 따라 1896년 경기도 인천부가 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에 인천부는 개항장 일대로 국한되고, 개항장을 뺀 구인천부의 대부분과 부평군이 통합되어 부천군이 신설되었으나 1936년과 1940년의 부역확장에 따라 이 지역들이 다시 인천부에 편입되었다.
1949년 인천시로 개편되어 1963년 1월 1일 부천군 작약도가 편입되었고, 1968년 1월 1일 동·중·남·북구의 4개 구가 설치되었다. 1974년 인천항의 제2독이 준공되어 국제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동시에 우리나라 공업화에 이바지하게 되었다. 1981년 7월 1일 직할시로 승격되었으며, 1988년 서구와 남동구가 신설되었다.
1989년 1월 1일 김포군 계양면과 옹진군 영종·용유면이 편입되어 도시과밀화현상을 해소하고 인천 앞바다의 섬지역을 확보함으로써 해양관광시설 용지를 마련하였다. 1995년 1월 1일 광역시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3월 1일 북구가 부평구로 명칭이 변경되고 계양·연수구가 신설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먼저 신설·개편된 곳 위주로 지역명을 정하여 오늘날 같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시계가 확대되면서 각종 초중고등학교의 명칭도 구 위치와는 다른 경우가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가 우려되기도 하지만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구의 명칭을 재조정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물론 구 명칭을 변경하면 일시적인 혼란이 빚어지는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명확하고 실용적인 구 명칭을 설정해 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16기 박지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