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제의 헌병 경찰 통치가 절정에 달했던 1919년, 초봄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는 3월의 탑골 공원에선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공원으로 몰려든 시민들이 하얀 태극기를 들고 만세 운동을 벌인 것입니다. 조선 식민 통치의 핵심인 경성 종로에서 벌어진 이 평화적 시위운동은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조선 백성들의 의지를 전 세계로 알렸을 뿐만 아니라, 인도 등의 다양한 식민지 국가들이 비폭력 시위를 전개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삼일절인 오늘, 3.1운동의 영향을 받은 다른 국가들의 비폭력 시위운동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당시 강대국들이 어째서 다른 나라를 점령하여 식민지로 삼은 이유와 3·1 운동의 계기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1800년대 말에 등장한 제국주의(Imperialism)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국의 정치적·경제적 지배권을 다른 나라를 침략함으로써 확장하는 국가 정책입니다. 이에 많은 서구의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나라들을 정복하여 식민지로 삼게 됩니다. 190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 참전국들은 자국이 보유한 식민지를 이용하여 전쟁으로 발생할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식민지를 통해 군수물자를 빠르게 조달하였습니다. 1868년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고 근대화를 추진한 일본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웃 나라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게 되지요.
그러던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패전국의 식민지는 잇따라 해방을 맞게 됩니다. 그러나 일본을 포함한 승전국의 식민지들은 해방될 수 없었습니다. 이에 1919년 2월 미국 대통령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의 영향을 받은 일본 내 조선인 유학생들이 일제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2·8 독립선언을 하게 되고, 약 1달 후 서울 탑골공원에서 시민들이 주체가 된 3·1 운동이 일어납니다.
위에서 서술했듯 3·1 운동은 ‘비폭력 시위’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큽니다. 총칼을 지닌 일본 헌병 경찰에 맞서 태극기를 흔들며 비폭력 운동을 전개한 조선 최대의 독립운동은 같은 처지를 맞은 주변의 식민지 국가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과연 3·1 운동에 영향을 받은 해외의 비폭력 운동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먼저 같은 해에 일어난 중국의 5·4운동입니다. 지리적으로 조선과 가장 근접한 나라 중국은 조선의 3·1 운동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제일 먼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중국 전체를 식민지로 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나, 영국과의 아편전쟁과 일본과의 청일전쟁 등으로 중국은 범국가적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영토 일부분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영토의 일부를 요구한 일본의 21개 조항 철폐와 친일파 처단을 요구하였고 민주주의와 과학화를 지지하는 근대적인 시위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이 5·4운동은 중국이 반봉건주의와 반제국주의로 나아가는 출발점일뿐더러 훗날 중국에서 벌어진 문화 대혁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중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시위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진)
또 다른 사례로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주도한 ‘비폭력 불복종 운동’이 있습니다. 당시 인도는 오랜 시간 영국으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인도에 영국이 세계 1차 대전에서 승리한다면 인도에 자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수많은 인도 청년들이 전쟁터에 나가 영국을 도왔지만, 종전 후 영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더 강압적으로 인도를 통치합니다.
이에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는 인도의 독립운동으로 ‘비폭력 운동’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합니다. 비폭력 운동은 총칼로 무장한 영국군들 앞에서 어떠한 무기도 들지 않고 시위를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는 ‘비폭력은 세계 모든 사람의 법칙’이라고 주장하며, 인도의 독립운동은 ‘사티하그라하(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이치)’를 바탕으로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하였고, 1919년 4월 인도의 시민들은 암리차르(인도의 도시)의 공원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입니다. 간디는 1920년부터 본격적인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고, 여기엔 영국산 물품 대신 국산 물품을 사용하자는 운동과 영국의 소금법에 반대한 ‘소금 행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비폭력 불복종 운동은 평화적으로 독립운동을 펼치되, 영국이 만든 인도의 식민 지배 정책에 저항하여 영국 경제를 악화시키고 인도의 독립을 쟁취하자는 의도가 있습니다.
인도의 비폭력 운동은 조선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시민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평화적 독립운동을 펼친 것은 3·1 운동의 모습과 같지요. 실제로 간디를 존경했던 인도의 초대 총리 네루가 딸에게 ‘조선의 3·1 운동은 조선 민족이 하나가 되어 자유와 독립을 찾기 위해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던 위대한 독립운동이었다.’ 라는 편지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인도 역시 조선의 3·1 운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조선에서도 ‘애국 계몽 운동’이나 나라의 경제적 자주성을 되찾자는 ‘국채 보상 운동’ 또한 일제에 저항한 불복종 운동이라는 점에서 인도와 매우 흡사합니다. 같은 처지에 놓였던 인도와 조선은 서로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받으며 식민 지배 아래에서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세계 2차 대전이 종전되며 많은 국가가 강대국들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끝에 맞은 해방은 종전과 더불어 세계의 독립 운동가들의 곧은 신념이 바탕이 된 ‘평화적 시위’가 이룬 쾌거입니다. 전쟁의 참혹함과 비폭력의 참됨을 깨우친 세계는 국제 연합(UN)을 수립하여 전쟁 방지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현재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
광복 71주년이자 3·1 운동 97주년이 되는 올해 2016년 3월 1일, 집 앞 창틀과 가슴 속에 태극기를 달고 삼일절과 해외에서 발생한 ‘비폭력 운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latte_life/220286988639
http://blog.naver.com/scapeness/110169375405
네이버 동영상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451074&cid=51714&categoryId=51714
16기 전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