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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16기 사회부 기획기사 - 교복을 벗었다고 하여 모두 비행 청소년은 아니다

작성자
전윤아
작성일
2016-05-22
흔히 사회의 청소년들을 ‘학생’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호칭이다. 어디까지나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을 부르는 호칭으로만 쓰여야 하는 이 단어는 모든 10대 청소년들을 부르는 용어로 쓰여 학교에 다니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표현할 수 없는 씁쓸한 감정을 안겨 준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 사회는 이들을 ‘탈학교 청소년(학업중단 청소년)’이라 부른다. 다니던 중·고등학교를 자퇴한 청소년들을 아우르는 말이다.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학교폭력 등 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은 검정고시나 재택 교육으로 교육의 공백을 채우거나 고등학생의 경우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또래보다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이러한 탈학교 청소년을 보는 시선은 그리 달갑지 않다. 탈학교 청소년은 누구나 학교를 그만두게 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하지만 그들을 그저 ‘학교에 적응 못 한 비행 청소년’으로 단정 지으며 그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 겪는 시련에 대해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회부 기획기사에선 또래보다 조금 더 일찍, 세상에 홀로 선 그들에 대해서 다뤄 보겠다.

☞학교 밖을 나서는 순간 보호와 지원은 열악해진다.

매년 6만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해외 유학(83.5%)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가장 많으며, 중학교 때엔 장기 결석이 주를 이루고, 고등학생이 되면 학교 부적응(51.6%)과 조기 진학, 방송활동 등 자발적 의지에 의한 학업 중단이 주로 나타난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업 중단이 증가하며 대부분 고 1시기 초·중학교와 달라진 고등학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 학업중단은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성장을 저해시키고 사회성을 결여시키며, 국가적으로는 인적 자원 손실과 범죄율이 증가하여 사회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이 때문에 학업 중단 청소년에 대한 각별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나 공교육의 비해 그 투자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학교에서는 교육뿐 아니라 청소년의 건강과 가정환경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보를 조사하여 청소년을 보호하는데, 이런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청소년에 대한 관리와 보호는 미흡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를 그만둔 후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실황을 파악할 수 없는 청소년의 수가 누적 28만 명에 이른다.

정부에서는 학업중단숙려제와 대안학교 확대 등을 통해 학교 밖을 나선 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 왔고, 그 결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로 돌아오게 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앞서 말한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관리 미흡과 학업 중단 발생 원인의 실태 파악 미흡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들은 여전히 있다.

또,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 여러 어려움과 직면하게 된다. 낮은 자존감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며, 불규칙한 생활 태도로 건강을 망치기도 한다. 학교에 가지 않음으로써 생긴 여러 가지 공백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 때문에 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적 편견과 시선도 견디기 힘들다.

위에서 언급했듯 탈학교 청소년들은 각기 여러 사유를 띄고 있다.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자의적 중단도 있지만, 질병이나 학교 폭력과 같은 타이적타의적 중단의 경우 학업 중단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학생은 곧 청소년, 즉 학교에 가는 것이 청소년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사회는 그들을 ‘비행 청소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에 일찍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하는 청소년을 보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여겨 고함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이유와 학교에 다니지 않아 생긴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탈학교 청소년들의 마음은 상처로 가득하다.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고,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에 맞서야 하는 탈학교 청소년. 그들이 처한 상황은 학교라는 보호막을 벗은 여린 청소년들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이다.

☞ 교복을 벗었다고 하여 모두 비행 청소년은 아니다.

지원 부족과 대인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느끼지만, 성인이 된 탈학교 청소년들은 청소년 시절 때보다 그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더 느끼게 된다. 이는 더 높은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의 학벌주의적 사고와 학교를 나가지 않는 청소년은 모두 비행 청소년이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탈학교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탈학교 청소년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선 우선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일찍이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학벌주의적 사고를 없애는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선 탈학교 청소년도 여느 청소년처럼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적으로 외면받는 탈학교 청소년의 실상을 알리는 활발한 언론 활동을 통해 그들의 아픔이 대중의 가슴속으로 스며들게 해야 할 것이다.

또 공교육보다 상당히 열악한 지원도 확산되어, 학교에 가지 않아도 취업과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는 아까 언급한 학업중단숙려제도를 통해 학업 중단 청소년의 수를 줄이고 있으며, 대안 학교 설립을 확충하여 학교 밖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지원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학업 중단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교육 제도의 개선과 청소년 복지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탈학교 청소년들은 학교 적응에 실패한 ‘비행 청소년’이 아니다. 그저 또래보다 조금 더 세상에 일찍 첫발을 디뎠을 뿐이다. 상처로 넘어진 학교 밖을 떠나 희망을 안고 바깥으로 나온 탈학교 청소년들에게, 차가운 편견이 아닌 따뜻한 배려로 그 작은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세상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16기 전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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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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