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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그 날이 지옥 같아요." 비싼 생리대에 눈물짓는 '우리'

작성자
전윤아
작성일
2016-06-12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그 날’. 모든 여자들이 생리 때 불편하다고 하지만 나에겐 그야말로 ‘지옥’입니다. 너무나도 비싼 생리대 가격.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에 생리대를 위해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합니다. ‘조금 불편하고 말자.’ 라는 생각에 지갑을 닫고 집에 가 수건을 깔고 누워 있습니다. 수건 위로 피가 흥건히 젖을 때면 서러움에 얼굴도 흠뻑 젖어 있습니다.”

며칠 전 비싼 생리대 가격 때문에 고초를 겪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생리대 대신 깔창을 사용하고, 학교까지 결석해가며 집에서 수건을 깔고 누워있는 여학생들의 고달픔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경일 때 얼마나 불편한지 잘 알 것이다. 필자 역시 여자인 만큼 월경일이 찾아오면 생리대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아랫배가 저리는 불쾌함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다.

그런데 이토록 불편한 월경일에 생리대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계속 흐르는 피 역시 이들을 곤란하게 만들지만, 불편함보다 더 염려되는 것은 바로 ‘청결’이다. 월경 때 여성의 몸은 면역력이 평소보다 약해지기 때문에 몸을 청결히 해야 한다. 특히 생식기는 세균 감염에 취약한 만큼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월경 때 생리대를 대신 다른 물건을 쓰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생식기와 직접 맞닿기 때문에 세균 감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생리대 없인 월경 때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계속 피가 흐르는 채로 밖에 나갈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월경 때마다 학교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시중에 있는 생리대 가격은 대개 5,000원이 넘는다. 보통 한 묶음당 8개 안팎의 생리대가 들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생리대 1장 가격은 약 625원이다. 하루에 3~4장 정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과 같은 주요국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생활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생리대 가격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독과점’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생리대 기업 유한킴벌리는 국내 생리대 시장의 50%를 독점하고 있다. 언급했듯 생리대는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아 수요가 항상 일정하다. 이러한 상황 속 생리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높게 매겨 이익을 내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실제 생리대 생산에 들어가는 펄프와 부직포의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생리대 가격은 여전히 높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가 되며 생리대의 가격을 낮추고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 생리대 독과점 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어렵지만, 생리대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인 만큼 생리대 가격 인상에 어느 정도 한계를 두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또 저소득층 지원과 함께 여성용품과 같은 생활필수품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 성남시에선 12~18세 미성년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여성용품값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많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월경은 여성의 몸이 가장 예민해지는 시기로, 이때 청결함을 유지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지켜져야 할 여성 권리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예민하여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청소년들이 비싼 생리대 가격으로 건강조차 위협받고 있다. 비싼 생리대 값이 건강하고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할 청소년들의 권리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며, 비싼 생리대 가격에 대한 조속한 대처가 하루빨리 요구된다.







16기 전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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