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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우리는 키스가 달콤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전윤아
작성일
2016-07-18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으로부터 신체적·정서적으로 이끌리게 됩니다. 사랑이라고 통용되는 이 이끌림은 인류가 지금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 원인이자 삶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죠. 남녀가 만나 서로를 사랑하고, 육체적·정서적 관계를 맺으며 평생을 한 사람의 반려자로 살아가는 삶. 으레 사랑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이처럼 이성애자·동성애자를 불문하고 사랑하는 연인과의 행복한 결말은 그 무엇보다도 달콤하겠지요.

그러나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는 어떤 결말이 인생을 달콤하게 감싸는 행복을 줄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도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무성애’에 대하여 파헤쳐 보겠습니다.

무성애(無性愛)는 누구에게도 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무성애자를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와 구분 짓는 기준이 됩니다. 이렇게 구분된 무성애자는 신체적·육체적으로도 사랑을 느끼지 않는 ‘무낭만적 무성애’ . 성적 끌림은 없지만 순수한 연애 감정을 가진 ‘낭만적 무성애’로 다시 나눠집니다.

낭만적 무성애의 경우 상대를 사랑하지만, 포옹이나 키스 등의 육체적 관계를 맺기보다 대화를 하며 정서적 유대를 쌓는 것을 더욱 선호합니다. ‘대화하기를 좋아하는 유성애자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으냐 의문이 생길 수도 있으나, 상대로부터 성적으로 전혀 이끌리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무낭만적 무성애의 경우 사랑이라고 정의되는 낭만적인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들로, 인격과는 전혀 무관한 성적 특성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즉, 무낭만적 무성애자임에도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아무에게도 성적인 끌림을 느낄 수 없는가? 오랫동안 성욕이 인간의 본능적 욕구라고 정의된 사회에서 무성애자들은 이에 반발하여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렇다고 무성애가 정신적 질환인 것은 아니며, 성적 트라우마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말 그대로 ‘성적으로 끌리지 않을’ 뿐. 낭만적 무성애의 경우는 정서적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 그들이 특별한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아닌 셈이죠.

이성애를 제외한 다른 성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한국에서 무성애자들은 청소년 시절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또래 친구들이 성적 호기심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공감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무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주변 사람들이 보내는 당황스러운 시선에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무성애자는 질병이 아니며, 특정한 트라우마에서 발현된 증상도 아닙니다. 동성애자와 같은 성 소수자 중 한 갈래이며, 존중받아야 할 사랑의 형태입니다. 다른 존재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지는 것.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무성애자들이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외치는 목소리가 사회에 녹아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달콤하게 감싸는 행복이 굳이 사랑이 아니어도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행복을 좇는 행복한 사회의 모습을 가꾸어 나가야겠습니다.



16기 전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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