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옆에서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동네 뒷산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나무들인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흙에 고인의 유골이 함께 묻혀있기 때문이지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장례문화인 ‘수목장’의 유래에 대해 알아봅시다.
고인을 화장한 뒤, 나무의 뿌리 근처에 묻는 ‘수목장’은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죽음이 더 이상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목장의 유래를 살펴볼까요? 수목장의 종주국은 바로 스위스입니다.
스위스의 한 기술자였던 우엘리 자우터는 절친한 친구로부터 자신이 죽으면 자우터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으니 스위스에 묻어달라는 유언장을 받게 됩니다. 유서를 전달받은 자우터는 의미 있는 장례를 치러주기 위해 고민합니다. 고심 끝에 그는 친구의 화장한 유골을 나무에 뿌리면 거름이 되고 영원히 자연과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후 자신의 마을 뒷산 나무뿌리 근처에 친구의 유골을 뿌리는 장례를 진행했고 이러한 장례방식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합니다. 전 국토의 60%이상이 산지인 스위스는 국가차원에서 수목장을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결국 1999년, 수목장은 스위스 및 유럽의 소수 국가에서 특허로 출원되기까지 이릅니다.
다음은 한국의 수목장 역사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우리나라에서의 수목장은 본래 일부 사찰에서만 부분적으로 허용된 장례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부터 양평에 있는 대학교 수목림에서 모 대학교 교수님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일을 계기로 관심이 급증하자, 수목장의 활성화를 위해 산림보호구역 중 일부구역에서 수목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의 해결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요즘, 수목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장례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쉽다는 장점까지 갖춘 수목장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상 자연으로의 회귀를 실현하는 녹색죽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16기 나명채 기자
청소년 웹진 MOO 5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