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교육, 창조경영, 창조경제 ··· ‘창조’라는 단어는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어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창조(creation)’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창조’라는 것의 의미를 따져보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오로지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죠. 반면에 ‘창의성(creative)’은 비슷해보여도 엄연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창의성’이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로부터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특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문화심리학 박사 김정운 교수는 이러한 창의성에 개념에 착안해 ‘편집학(Editology)’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만들어냈습니다. 누구든 언제나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모든 지식은 편집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핵심적인 이론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편집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신문과 TV프로그램들은 각각 신문 편집과 방송 편집을 거친 것입니다. 또한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들 역시 미리 기획되고 편집된 정보를 토대로 생산되는 결과물이죠. 이렇듯 우리는 더 이상 ‘편집’없이는 어떠한 것도 논할 수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편집학’은 결코 단순히 정보를 섞거나 짜깁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병렬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정보로부터 새로움을 찾아내고 일련의 자료들을 가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등의 기여를 통해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편집학의 창시자 김정운 교수는 우리가 과거 어느때보다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해진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설명합니다.
편집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에서 앞으로 ‘편집학’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 익숙해서 있는 줄도 모르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만드는 것이 그토록 강요하는 ‘창의성’의 시작이자 ‘편집학’입니다. 기억합시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창의성은 스티븐 잡스와 같은 천재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16기 나명채 기자
청소년 웹진 MOO 6월 작성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