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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세계화 시대의 우리말에 대한 고찰 ①

작성자
나명채
작성일
2016-10-13
고개를 돌려 길거리의 간판을 잠깐 훑어보면 우리말 상호보다는 외국어나 외래어로 이루어진 간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21세기 세계화시대에서 한국어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한글을 다음 세대로 온전하게 전승하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세계화 시대의 우리말 ①’편에서는 우리말의 고유한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토대로 외국어·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한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세계화 시대의 우리말 ②’편에서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국가적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의 개선방향을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1. 행정기관의 외국어 오·남용

지방자치단체들을 비롯한 정부기관의 도를 넘어선 외국어·외래어 남용 수준은 과거부터 여러차례 지적받아왔습니다. 2014년, 정부기관44곳의 주요 문서를 수집해 조사한 결과, 국방부와 해양수산부 등 전체 조사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21개 기관의 문서에서 1,0000어절(띄어쓰기 단위)당 10어절 이상의 외국어표기 위반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로마자를 오남용하거나 한자를 그대로 표기하거나 제멋대로 혼용하여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한다’는 국어기본법을 전혀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 도로명 표기

정부가 지난 해 1월부터 일제잔재 청산을 명분으로 읍·면·리 행정구역 체계에 기반한 기존 지번주소체계를 서구식 도로명 주소로 전격 교체해왔는데요. 정착되어 자리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었던 이 정책은 도로명에 외래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오히려 우리말과 지역문화의 고유성을 말살시키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국립국어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외래어를 사용하는 도로명은 총 936개에 이르는데요. 서울 강남구의 ‘테헤란로’,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로’처럼 장기간동안 사용해왔거나 이미 그 형태가 고정적으로 굳어져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는 수용할 수 있지만 ‘디지털로’, ‘유엔로’, ‘테크노로’, ‘머드로’ 와 같이 의미가 지나치게 함축되거나 생략된 명칭들은 시정 조치가 필요한 외래어 남용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3. 상표표기

길을 걷다보면 흔하게 눈에 띄는 간판들은 외국어나 외래어로 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경기도 수원시 일대 간판 608개를 조사한 결과, 고유어를 사용한 간판은 72개(11.8%)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4개(33.6%)가 외래어 간판이었고, 혼용이 192개(31.6%), 한자어 140개(23.0%)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비단 특정 지역에서만 중심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상표를 우리말로 순화해서 표기하려는 노력은 눈 씻고도 찾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어서 ‘세계화 시대의 우리말 ②’편에서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국가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의 개선방향을 모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6기 나명채 기자
청소년 웹진 MOO 8월 작성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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