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베니스. 이곳에서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약 2주간 ‘제 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작품성 높은 영화들을 선별해 시상하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올 한해에는 어떤 작품이 전 세계를 울린 영화로 선정되었는지 살펴봅시다.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사자상의 영예는 필리핀 영화 ‘떠나간 여인’에게 돌아갔습니다. 영화 ‘떠나간 여인’은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여교사가 출소 후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흑백영화인데요. 영화를 제작한 라브 디아스 감독은 “필리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인간성을 위한 투쟁에 헌정하고 싶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은사자상으로 불리는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은 로맨틱 스릴러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가 수상했습니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는 미국 작가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 ‘토니와 수잔’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주인공 수잔이 전 남편으로부터 받게 된 ‘야행성 동물’이라는 원고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유명 패션 그룹 구찌의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톰 포드 감독의 성공적인 연출로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라는 평과 함께 ‘패션 스타일에만 연연하는 것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평을 두루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우수 여자배우상(볼피컵)은 뮤지컬 영화 ‘라 라 밴드’에서 재즈 피아노 연주자와 사랑에 빠진 무명 여배우를 연기해 호평을 받은 엠마 스톤이, 최우수 남자배우상은 예술과 명예라는 주제를 다룬 희극 ‘훌륭한 시민’의 아르헨티나 배우 오스카르 마르티네스가 각각 선정되었습니다.
국제 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의 입지 역시 앞으로 더욱 기대되고 있습니다. 1961년 제 22회 영화제에서 신상옥 감독의 영화 ‘성춘향’을 출품한 이래 매년 영화작품을 출품하고 있는데요. 1987년 제 44회 행사에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배우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최초의 수상 기록으로 하여 2002년에는 영화 ‘오아시스’가 특별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2012년 제 69회 행사에서는 돈과 가족, 인생과 삶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 역시 김기덕 감독의 ‘그물’과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진출했습니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뿐만 아니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은 김기덕 감독의 ‘그물’은 어쩔 수 없이 남한에 표류하게 된 북한 어부의 고난을 담은 작품입니다. 현재 국내 상영 중인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일제강점기 시대 조신인 출신 일본 경찰과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번 영화제에는 2002년 오아시스 영화로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문소리씨가 오리종티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과거 박찬욱 감독과 김진아 감독이 위촉된 적은 있었지만 한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심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안톤 후쿠아 감독의 ‘매그니피센트 7’은 배우 이병헌씨의 출연으로 한국 영화인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황야의 7인을 원작으로 하여 정의가 사라진 세상에서 벌어지는 통쾌한 복수를 다룬 작품으로 9월 14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올해로 73주년을 맞이하는 영화인의 축제 ‘국제 베니스 영화제’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전 세계의 영화인의 축제이기도 한 국제 영화제에서는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이 선별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올 한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작품에 빠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6기 나명채 기자
청소년 웹진 MOO 9월 작성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