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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손에 손잡고

작성자
주가은
작성일
2017-02-28

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인종, 성별 등을 통해 단순히 겉모습만이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고, 같이 지내다보면 성격 면에서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모두가 다름을 인정하는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바람이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인종을 기준으로, 성별을 기준으로 차별하는 경우 등 사람을 차별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손과 관련해 차별하는 현상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바로 왼손잡이에 관해서다.


왼손잡이는 세계에서 약 11%, 한국에서는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오른손잡이와 비교했을 때 소수에 속할 수밖에 없는 비율이다. 그렇기에 옛날부터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들에게 신기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 신기하다고 쳐다보는 눈길 속에는 신기함이 사라지고 나면 차별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왼손 쓰면 복 다 날아간다.’, ‘왼손잡이는 시집 못 간다.’ 등 근거 없는 소리들이 여기저기 나돌아 다녔다. 지금도 고전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계신 분들 중에 여전히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물론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기는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왼손잡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차별을 근절하려하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만 왼손잡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영어단어의 어원에서도 이를 발견할 수 있다. 영어단어 right은 여러 뜻을 가지고 있다. 오른쪽을 뜻하는 이 단어가 ‘옳은’ 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반대로, 왼쪽을 뜻하는 left는 쓸모없다는 뜻의 lyft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야구에서 왼손잡이를 뜻하는 단어 southpaw에서 paw는 짐승의 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의 손을 지칭하는 hand라는 단어 대신에 굳이 paw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야 할까? 서양에서도 옛날에 왼손잡이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이다.


최근 들어 왼손잡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왼손잡이에 대한 차별은 남아 있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필자 또한 어렸을 때 왼손을 쓰면 혼나는 경우가 꽤나 많았었다. 아직도 그런 경험이 상처로 남아 있는데, 이런 상처를 받는 왼손잡이들이 늘어나지 않게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8월 13일은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라고 한다. 왼손잡이들이 겪는 불편함을 세계에 알리고자 영국의 왼손잡이 협회에서 제정되었다고 한다. 이 날만이라도 오른손잡이들이 왼손잡이의 불편함을 알아주고 이해해준다면 왼손잡이들에겐 기쁨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왼손잡이들은 어떠한 불편을 겪고 있을까? 다수가 오른손잡이인 사회에서 왼손잡이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먼저 글씨 쓸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대부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씨를 쓰기 때문에 왼손잡이들은 쓰고 나면 손에 흑연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칠판에 글씨를 열심히 쓰고 나면 왼손으로 글씨를 다 지워버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긴다. 그렇기에 왼손잡이로 태어난 아이를 부모님이 오른손잡이로 강제 교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 밥 먹을 때도 오른손잡이들과 자꾸 부딪혀 불편을 겪는다. 왼손잡이들이 왼쪽 끝자리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일들을 미리 막기 위해서이다. ‘다수’인 오른손잡이들을 위해 왼손잡이들은 알게 모르게 오른손잡이들을 위한 배려를 많이 하고 있다. 이제는 오른손잡이들이 왼손잡이들을 배려해야 할 차례이다. 문손잡이, 카메라, 가위, 컴퓨터 자판, 마우스, 악기, 지하철 개찰구, 연필깎이, 자동차 기어 등 오른손잡이 위주로만 이루어진 사회를 조금씩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으로 채워나갈 때이다. 더 이상 왼손잡이들이 체육 시간에 왼손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자 고심할 필요 없을 때까지. 가위질 못한다고 놀림 받지 않을 때까지. 오른손잡이로 위장한 왼손잡이들이 생겨나지 않을 때까지. 왼손잡이를 향한 사회적 압박은 줄어들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사진출처 : 통계로 통하는 세상 - 통통 기자단, Daum블로그 my funny story, http://m.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097&l=325371

17기 주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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