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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언어생활 속 성차별(2)

작성자
김규리
작성일
2017-05-06
2편을 시작하면서 글쓴이가 독자 여러분께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다. 여러분들은 ‘그 사람은 정말 점잖고, 멋있어.’와 같은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 아마 대다수의 독자 분들이 여성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글쓴이 본인도 남성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많이 성별에 관련된 고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단어들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여자아이들에게는 ‘얌전하다, 귀엽다, 참하다’라던가 남자 아이들에게는 ‘남자답다, 씩씩하다.’라던가. 글쓴이는 글쓴이를 포함한 우리 독자여러분들이 저러한 말들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왔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지 않은가? 또 한 가지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것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하는 언어생활보다는 간접적인 사례에 가깝다. 바로 영화 번역이다.

아래에 있는 사진을 보고 우리 독자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테고, 이 기사의 주제와 관련된 생각을 가지고 계신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위 사진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으로 주인공인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재회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그런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남자인 마리우스는 반말을, 여자인 코제트는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영어에는 반말, 존댓말의 구분이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구분되어 번역이 되었을까? 번역을 한 사람의 문제만이라고 지적할 수는 없다. 넓게 보자면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아닐까. 이 영화에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 ‘투모로우’나 ‘트루크라임’ 등의 영화에서도 위 사례와 동일한 번역을 볼 수 있다. 이미 여성은 남성에게 우대를 해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정말 아무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의 대화 속에서도 우리는 이런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두렵기도 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말이 나를 잠식해가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글쓴이가 작성한 사례들은 너무나 사소해서 어떤 분들은 ‘뭐 저런 것 까지’라고 하고 가볍게 넘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쓴이는 사소하기 때문에, 사소할수록 더 깊게 파고들고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강을 만들고, 그 강들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또한, 성벽을 쌓을 때 기초를 탄탄히 해야 하는 것이다. 사소한 것을 그저 가볍게 여겨 넘어간다면, 그것이 커졌을 때, 어떻게 감당하고 바꿔나갈 수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의 언어 습관, 그리고 우리의 인식을 되돌아봄으로써 잘못된 것이 있다면 작은 것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양성평등이라는 것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양성평등을 바란다면, 말 한마디, 한마디, 신중하게 발언하고 내 행동 하나, 하나를 바르게 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는 바로 거기서부터 양성평등이라는 것이 시작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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