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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야기

인간은 왜 낙서를 할까?

작성자
이윤서
작성일
2019-02-25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은 낙서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많은 경우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지루한 회사에서의 회의 시간, 학교나 학원에서의 수업 시간 등일 것이다. 실제로, 2009년의 한 중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57%의 학생들은 ‘심심해서’라고 답하였다. 또, 길거리나 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포스터나 광고전단에 나와 있는 사람의 형태를 바꾸어 놓거나 벽에 욕을 써놓은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전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또한 정상회담 도중에 낙서한 적이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는 제한 없는 자유 속에서 사람들은 낙서하고 그 흔적을 남겨놓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런 낙서를 하는 것일까?

먼저 인간이 낙서를 시작했던 시대로 올라가 보면, 구석기시대의 벽화부터 낙서로 분류된다. 더 나아가 폼페이 잔해 중 검투사의 모습 등을 그린 낙서를 볼 수 있으며 혼란과 동요를 겪던 1960년대 미국에서도 ‘그라피티(담벼락 낙서)’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는데 주로 부당한 상황에 놓인 자신의 불만을 담고 있었다. 또한, 담벼락 낙서는 1980년대 들어 훨씬 성행하게 되는데, 이때 아주 저명한 작가이신 키스 해링은 분필을 사용하며 지하철 광고판에 그림을 그린 해링은 5년간 약 5000점의 낙서를 남겼다.

사람들은 점점 커가면서 아무 의미도 없는 기괴한 문자에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특정한 문자로 변해가는 낙서를 한다. 전문가에 의하면 낙서는 개인적 행위이면서 사회적인 현상이다. 사회적으로 특히 분노 같은 감정을 직접 표출하기에 어려움이 있기에 자신만의 감정을 몰래 낙서로 간접적으로 표출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면에서 낙서의 장점도 들 수 있다. 또한, 긍정적인 일을 이루어준다는 낙서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일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여 낙서로라도 위안으로 삼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러한 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술은 심상의 표현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특성 때문에 낙서를 미술 심리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인간 내면의 있는 정서를 시각적으로 나타냄으로써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사회적, 정서적 문제를 해결시켜주는 치료방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흔히 그라피티를 통해 존재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한 가지 든다면, 명소나 공공장소에서 ‘누구누구 왔다감’이라는 짧은 글을 남기는 모습이 있다. 전문가들은 낙서가 존재감이나 생각을 드러내거나 타인과 소통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낙서를 간단한 스크래치 표현에서부터 정교한 벽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포함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낙서는 그냥 따분한 상황에 놓여있을 때 아무 곳에나 쓰거나 그리는 행위인 줄로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훌륭한 벽화들도 낙서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개념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울 것이다. 개인의 특성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인 낙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그저 단순한 끄적임은 아닌 것이다.

19기 이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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