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학교 교실의 쉬는 시간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예전에는 연예인 소식이나 최신 게임이 대화의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주식 관련 대화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른바 ‘10대 개미’라 불리는 청소년 투자자들이 급증하며 주식 투자가 중학생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이자 공부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통계 지표는 이러한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성년자 주식 계좌 수는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 120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경제 지식을 습득한 중학생들이 직접 부모님께 계좌 개설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은 단순히 운에 맡기는 도박이 아니라, 소액으로 기업의 지분을 사는 ‘진짜 투자’에 눈을 뜨고 있다.
중학생 투자자들의 특징은 어른들보다 오히려 정석에 가깝다는 점이다. 자금이 부족한 학생들은 ‘소수점 투자’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우량주를 1,000원 단위로 쪼개서 사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용돈을 아껴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즐겨 먹는 과자 회사의 주주가 되는 경험을 한다. 이는 막연했던 경제 원리를 내 삶과 연결 짓는 실전 학습이 된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성인에게도 큰 스트레스인데,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의 투자는 돈을 버는 기술보다 경제의 흐름을 읽는 ‘금융 문해력’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차트를 보며 단타 매매에 몰입하기보다 뉴스 한 줄이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주식은 기업의 성장을 응원하고 그 이익을 나누는 건강한 수단이다. 중학교 3학년,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를 앞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의 수익률 몇 퍼센트보다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일 것이다. 떡볶이 한 그릇의 즐거움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꿀 줄 아는 중학생들의 도전이 건강한 경제 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