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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비비안 마이어- 인생을 담는 사진가

작성자
도은영
작성일
2015-05-25
여러분은 사진을 찍어보신 적이 있나요? 스마트폰과 사진기의 보편화로 사진 찍기가 쉬어진 지금, 이 질문은 터무니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내용을 바꿔 질문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인생을 담은’ 사진을 찍어보신 적이 있나요? 그냥 ‘사진’은 가볍게 느껴지지만 ‘인생을 담은 사진’은 우리에게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왜일까요. 음식과 셀카, 옷, 자신의 일상 사진들을 SNS에 올려 자신을 알리기에 바쁜 그냥 ‘사진’들이 ‘인생을 담은 사진’과는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지 않아서 일까요. 여기 인생을 담은 사진에 대해 답 해줄 한 사진가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인생을 끝없이 기록하고 사진에 담아내려 했던 한 여자, 비비안 마이어입니다.

​ <사진 1>

비비안 마이어는 누구일까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라는 영화는 그녀의 삶과 사진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억양을 가진 미국인, 직업은 유모, 자신의 이름과 정체를 숨기며 사는 그녀, 가족과 연인은 없고, 암울한 주제를 지닌 신문들을 광적으로 모으기에 집착했던 그녀, 그리고 항상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를 걸어 다니며 일상을 찍기를 좋아했던 그녀. 그러나 그 사진들을 한 번도 프린팅 하지 않았던 사진가, 그리고 자신에 관한 모든 일상을 수집하고 기록, 중절모와 몸을 가리는 코트 입기를 즐겨했던 그녀. 이 모든 비비안 마이어의 삶에는 무언가 맞지 않는 퍼즐이 있어보였습니다.

이런 독특한 삶을 살아간 그녀의 삶과 우리의 인생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바로 은신, 기록, 순간의 포착입니다.

<은신>

<사진 2>

150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음에도 자신의 사진을 프린팅 하지 않았던 그녀의 삶은 모두 은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진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혀지는 것이 통상적임에도 그 사진을 숨기기 바빴던 그녀의 삶이 조금은 이상해 보입니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이름, 출신지 그리고 속마음조차도 친구에게 알려주지 않았고 신문과 코트로 자신의 일상을 가리기 바빴습니다. 그녀의 이런 은신은 매우 독특할 정도로 우리와 많이 동떨어진 삶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우리의 인생도 숨김과 은신으로 가득 차 있음을 그녀는 전합니다. 그녀는 주로 아이들이나 거리의 거지, 유랑민 그리고 사람들의 사실적이고 해학적인 모습을 그려내길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뛰어난 현실 포착 능력, 그리고 자신 또한 비참함의 일부임을 나타내는 사진을 숨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그녀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카메라가 우리가 보는 세상의 눈이라면 우리 또한 그녀처럼 현실의 해학과 비참함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이 세상의 눈을 숨기며 현실과 타협하고 자신을 숨기기 바쁩니다. 결국 그녀의 은신은 우리의 은신처럼 사회적응을 위한 하나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요.


<기록>

<사진 3>

그녀는 광적으로 자신의 삶을 기록하기 바빴습니다. 자신의 영수증 수표 그리고 자잘한 액세사리부터 하루의 일과를 녹음해 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문 기사들을 수집하고 집안에 쌓는 등 그녀의 삶은 기록으로 가득 차보입니다. 그녀의 기록이 우리의 인생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바로 돌아봄과 영원의 욕망입니다. 우리는 끝없이 자신의 삶을 돌아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욕구를 가집니다. 이처럼 그녀도 자신의 삶을 하나의 역사로 놓고 돌아보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두 번째는 영원에 대한 욕망입니다. 끝없이 흘러가는 우리의 시간들을 기록과 사진을 통해 잡아두려 했던 그녀의 욕망처럼 우리 또한 영원에 대한 약속을 끊임없이 합니다. 시간은 묶어 둘 수 없는 것임에도 모든 것을 기록하려 했던 그녀의 모습이 영원한 것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영원함에 목말라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그녀의 사진과 인생을 통해 답을 얻습니다. 자신의 삶을 끝없이 기록하고 인생을 담은 사진을 찍었던 그녀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진 4>

책 ‘모순’의 주인공 안진진이 얘기합니다. “사진은 정지된 하나의 순간이고, 인생은 끝없이 흘러가는 순간순간들의 집합체인 것을.” 우리도 이처럼 인생을 담은 사진이란 우리가 그녀의 카메라처럼 지금 순간순간을 걸어가는 시간들을 의미있게 포착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MOO독자분들도 지금부터 ‘인생을 담은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소중한 사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5기 도은영기자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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