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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가장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그 곳!

작성자
공나현
작성일
2015-09-04
지난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한지 70년 만에 맞는 광복절이었습니다. 순수히 우리 민족의 힘으로만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던 선인들의 노력을 기리는 날이지요. 저는 광복절 일주일 전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나 생각해볼 수 있을 법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눈앞에 고스란히 아픈 흔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와 관심을 드리지 않았던 제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답니다.



광복절을 빡빡한 일상 속에 숨을 잠시 고를 수 있는 휴일로만 여기고 보내버리지는 않았나요? 머리로만 광복절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면 이번에는 가슴으로 깨달아야 할 차례입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전시물을 통해서 우리 민족에게 가장 암울했던 시대를 밝힌 그들의 삶을 따라가봅시다.














서대문 형무소의 원형은 조선통감부가 1908년에 지은 경성감옥이었습니다. 아연으로 덮은 나무판자로 열악하게 지은 경성감옥은 계속 재건축되면서 (최대) 수용인원이 500명에서 약 3000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3.1운동 이후에 수감자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후에 ‘범죄자를 가두는’’ 감옥으로서의 본 기능을 되찾은 뒤로 서대문 형무소라고 불렸으며, 한국 근현대사의 기념비적인 장소로 인정받아 1998년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했습니다.












매표소 바로 앞에 있는 전시관에 들어가면, 서대문형무소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상상해볼 수 있는 유물들과 설명이 있습니다. 옥살이를 하셨던 분들이 남긴 글과 백범일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죄수복, 커다란 방의 두 벽에 꽉 채워져 있는 형무소에 수감되신 독립운동가들의 사진 등이 보입니다. 온갖 고초를 겪은 이분들의 얼굴을 제대로 올려다보기도 죄송한 마음이 든 것은 왜일까요?











일제는 밥도 노역량에 따라 차등 배급을 했다고 합니다. 다음의 사진은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의 밥이 담겼던 틀입니다.







전시관의 지하에서는 수감자들에게 가해진 고문의 실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제는 물고문이나 고춧가루 고문뿐 아니라 손톱 찌르기, 뾰족한 송곳이 잔뜩 박힌 나무 상자에 밀어 넣고 흔들기 등 차마 입에 올리지도 못할 잔혹한 방법들로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했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요. 강제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단결해서 필사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죄가 되나요?











그리고 19세기 감옥의 전형이었던 판옵티콘 구조로 되어 있는 중앙사에 들어가 봅니다. 감옥들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감시하도록 설계된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일제의 무자비함에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그들은 평범한 가정집 거실만 한 크기의 감방에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이들이 많아지자) 50명을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감시구라는 구멍을 통해 수감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바깥의 간수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뚫린 구멍에 눈을 갖다 대면 방 안을 전부 볼 수 있으나, 안쪽에 갇힌 사람은 바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런데 독립운동가들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벽을 쳐서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타벽통보법)을 고안해내셨다고 합니다. 김구 선생님 말씀대로 이 불쾌하고 ‘콩나물시루’같은 방 속에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셨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놀랍고 위대하다는 생각만 들었답니다.
















올해는 ‘돌아온 이름들’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숨은 이야기와 노력을 재조명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관순 열사 이외에도 파주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신 임명애, 대한민국 애국 부인회를 조직하신 황애시덕,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하신 임성실 씨 등 참으로 많은 여성들이 독립을 위해 싸우셨습니다. 심지어는 임신한 몸으로 투옥되어, 아이를 감옥 내에서 키우는 분도 계셨다고 합니다.







9옥사 벽면에는 여러 개의 기다란 천 위에 굵고 큰 글씨로 항일 투쟁에 몸담으신 266분의 성함이 적혀 있습니다. “여성 독립운동가”라고 부르면 생기는 파동의 형태로 성함들을 배치했다고 합니다. 또한 격벽장(수감자들이 한 명씩 격리되어 운동하던 야외 장소)에 각 칸마다 권기옥, 류관순, 이은숙, 강주룡을 비롯한 열 분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연극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주는 사운드 플레이어가 설치되어있습니다. 저는 그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던 구슬픈 노랫말과 가락을 인상깊게 들었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을 통해 지금껏 제대로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안타깝고 감동적인 삶에 대해 가슴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정상 역사관 전체를 꼼꼼히 둘러보지는 못했던 점이 아쉬워서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방문하여 진정한 애국의 정신을 기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MOO 독자분들도 꼭 이곳에 오셔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품고 있는 선인들의 숭고한 노력을 직접 느껴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진 출처:핑크홀릭 다이어리님 블로그(나머지는 직접 촬영)

15기 공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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